식민지기 지식과 문화의 변동을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초기 사회주의 지식인들의 사회/문화 담론’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 선택한 텍스트가 바로 잡지 『신생활』이다. 『신생활』의 ‘사회주의’는 단일한 이념이나 노선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신생활사의 기자들과 필자들은 러시아 아나키스트 크로포트킨의 아나키즘 저술과 자서전 및 문학론, 마르크스와 엥겔스, 레닌, 트로츠키의 저작들, 아르치바셰프에서 고리키에 이르는 사회주의 혁명 이전 러시아 작가들의 소설과 자서전, 일본의 아나키스트 오스기 사카에의 번역과 소설, 레닌주의에 근접했던 사회주의자 야마카와 히토시와 사카이 도시히코, 아라하타 간손의 저작들, 가와카미 하지메, 사노 마나부와 같은 사회주의 경제학자의 글들, 폴 라파르그, 윌리엄 모리스, 레온하르트 프랑크, 막스 슈티르너 등 유럽의 사회주의, 아나키즘의 비평, 소설들을 읽었고, 그 글들과 문장들을 교차시키고 연결하면서 식민지 조선의 정치, 산업, 노동, 빈곤, 교육, 종교, 여성, 예술, 사회운동 등의 문제를 해석하고 비평하고 분석할 수 있는 언어를 모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