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우주 시대의 문이 활짝 열렸다. 민간인을 태우고 지구궤도를 도는 스페이스X의 ‘진짜’ 우주 관광이 2021년 9월 시작되었으며, 민간인이 우주유영에 도전하였다, 시프트 4 페이먼트(미국 신용카드 결제 처리업체, 창업주 재러드 아이잭먼)의 민간 우주 비행 계획 인스퍼레이션4(Inspiration4)도 수립되었다. 발사체 재착륙 기술로 운송비용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지구 밖으로 사람과 장비를 보내는 일이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한편,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화성 이주 계획 발표는 우주 사업에 대한 논의를 다양화하고 가속화시키고 있다. 지구인이 화성에 거주하려면 화성에서의 삶을 어떻게 영위할 것인지를 사전에 학습하는 시뮬레이션 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아직 직접 화성에 가지 않더라도 가상현실로 화성을 탐사한 후에 그 체험을 바탕으로 사업 항목을 고안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물, 공기, 중력, 고립감 등 핸디캡이 있는 공간에서 이를 어떻게 전화위복의 전기로 삼아 사업과 펀딩, 창업을 할 것인지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여건을 돌파할 수 있는 방법과 경험을 익히는 것은 머지않은 미래에 온난화, 사막화 등 유사한 핸디캡이 등장할 지구에서의 지속 가능한 삶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플랜 B로서의 우주 산업의 가치가 있다. 기후변화의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다시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리거나, 최소한 생태계 파괴를 늦추는 일은 마땅히 플랜 A로서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만에 하나 이 일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한계에 달한 지구를 대신하여 인류가 거주할 다른 방법의 탐색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주 공간은 미래의 인류가 삶을 영위할 대안 공간이 될 것이며, 이를 준비하기 위한 우주 산업은 중요한 대안 산업이 될 것이다.
플랜 A든 플랜 B든 민간 우주 시대에서는 발사체와 우주 탐사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비즈니스가 태동하고, 시도되고, 확장될 것이다. 본서에서 다루고 있는 우주 관광, 우주 의학, 우주 농업, 우주 데이터 분석 서비스, 우주 물류, 우주 광산업, 우주 교역, 우주 통신 등 다양한 분야가 우주 비즈니스에 포함될 것이다.
20세기 중반 내수 시장의 경쟁 강화로 인해 기업들이 신규 소비자들과 생산시설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국제경영학이 태동한 것처럼, 21세기 중반으로 들어가는 요즘 새로운 가치 창출과 자원 확보를 위해 우주 공간을 탐색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의 현상이다. 우주 공간에서의 영리 활동에 대한 정치적·법적 규제가 완화되고, 지구 성층권을 넘어서는 데 대한 경제적 제약이 극복되어 가고 있는 현시점에서 선응적으로 우주에서의 비즈니스 방안을 모색하고, 우주 공간에 대한 기업 활동을 예견하고 고찰하는 〈우주경영학〉이라는 제2의 국제경영학이 태동해야 한다.
우주 산업 분야는 경영학자들이나 기업에게는 제4차 산업혁명 기술보다도 더 생소한 항공 우주 분야를 이해해야 하고, 고위험·저경험이라는 난이도와 복잡도가 높은 분야인 것은 사실일 것이다. 이제 간접 우주 산업의 대상이 되는 기업의 전략경영자들과 경영학 전공자들도 우주 문해력을 획득하고, 기존 항공 우주 유관기관과 과학자, 공학자들과 협력할 수 있도록 경영 이론적 토대와 사례를 보급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나설 때이다. 모쪼록 본서가 새로운 우주 비즈니스에 대한 영감을 제공하고 많은 우주 기업이 태동하고 우주 산업이 활성화되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KAIST 경영과학과에서 공학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경희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21년부터 K-SPACE 워킹그룹을 운영하고 있으며, 캡스톤디자인(행성경제)을 강의하며 우주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스탠포드대학교 선정 세계 상위 2% 학자(HCR 2%) 학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