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는 오늘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기나긴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청정한 빛으로 우릴 돌아보게 합니다. 역사에 숱한 인물이 태어나 살다가 사라졌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다 기억하지 못합니다. 굳이 모두 기억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삶의 본보기가 될 만한 모범을 부지런히 가려내어 참조해야 합니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위한 안내판에 해당할 인물이 누군지 헤아려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책에서, 드라마에서, 사람들과 만남에서 늘 살피고 배우는 게 바로 이런 겁니다. 이 땅에서 사는 한, 우린 죽을 때까지 ‘사람’을 배우고, 깨달아야 합니다. “나는 누구며 누구이고자 하는가?”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아무리 많은 사람을 만나 보았다고 하여도 성찰의 눈이 없다면 아직은 철이 덜든 겁니다.
성서 인물을 살펴본 까닭은 무엇보다 우리를 알자는 뜻에서였습니다. 사람이란 대체 어떤 존재인가를 보자는 거였습니다. 성서에는 조연으로 잠깐 얼굴을 비추고는 사라진 사람도 때론 꽤 근사한 면을 보여줍니다. 반면 상당히 비중 있게 나오더라도 시시한 인생을 살다 간 사람도 많습니다. 이걸 보면 시대가 달라졌다고 사람의 근본 모습이 달라진 건 아닙니다. 인간은 결국 하나님 앞에서 살아야 하는 그 한계 안에 있는 존재입니다. 최소한 다른 사람을 깔보고 건방지게 굴지는 말아야 합니다. 길 가는 나그네로서 겸허히 생애를 가꿔야 합니다.
이 책은 하나님 앞에서 사는 인생 모습을 스케치합니다. 전통적으로 영웅이나 주연급으로 알려진 인물들은 비판적인 눈을 가지고 잘잘못을 따져보려 하였고, 그동안 가려졌던 인물은 상상력을 발휘하여 행간에 가려진 이야기들을 캐내려 힘썼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이해가 너무 편협하거나 옹졸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주관적이지 않도록 신학적인 평가를 참조하려 하였으니, 하나의 해석이요, 말 걸기라고 너그러이 이해해 주었으면 합니다. 단지 성서 연구와 묵상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되기를 바라는 마음이고, 독자들이 미흡한 부분은 더 채워가길 바랍니다. 너무 길어지지 않게 대개는 일부러 세 단락으로 나누었고 해당 본문도 함께 읽도록 제시하였습니다.

머리글 2

1. 아담: 타락한 인류의 원형(原型) 7
2. 가인과 아벨: 형제 살인의 비극 11
3 노아: 대홍수에서 살아남은 사람 14
4. 아브라함: ‘복의 근원’을 꿈꾸다 19
5. 이삭: 조용한 평화주의자 23
6. 야곱: 파란만장한 인생살이 27
7. 요셉: 바닥에서 하늘을 보다 31
8. 모세: 출애굽의 영도자, 율법의 전달자 35
9. 아론: 히브리인 최초의 대제사장 39
10. 여호수아: 가나안 정복의 영웅 43
11. 기드온: 왕좌를 거절한 사사 47
12. 입다: 외동딸을 제물로 바친 건달 출신 사사 51
13. 삼손: 사랑에 눈 먼 일탈적 영웅 55
14. 사무엘: 사사시대와 왕정 체제의 중재자 58
15. 사울: 이스라엘 비극적 첫 왕 61
16. 다윗: 교활한 정치가, 또는 이상적 왕 64
17. 솔로몬: 부귀영화에 집착한 포악한 전제군주 68
18. 여로보암: 폭군의 원조로 알려진 북왕국 태조 71
19. 아합: 북왕국 이스라엘 전성기를 누린 왕 74
20. 엘리야: 바알주의와 온몸으로 맞선 예언자 77
21. 엘리사: 민중의 필요를 알았던 기적의 예언자 81
22. 나단: 다윗 왕궁 전속 예언자 84
23. 아히야: 줄곧 대쪽 같던 예언자 87
24. 아모스: 사회정의를 부르짖는 급진적 예언자 91
25. 호세아: 불타는 사랑과 분노를 전한 예언자 94
26. 미가: 농민 입장에서 임박한 파멸을 외친 예언자 97
27. 잔인하게 살해당한 한 레위인의 첩 100
28. 드보라: 섬광 같은 여자, 이스라엘의 어머니 103
29. 미리암: 최초의 여예언자, 저주받은 여인 106
30. 입다의 딸: 가부장제의 폭력에 희생당한 소녀 109
31. 롯의 두 딸: 혈통을 잇기 위한 몸부림 112
32. 지혜로운 두 여인 115
33. 한나: 불임 여성의 한을 기도로 풀다 118
34. 나오미와 룻: 시어미와 며느리의 아름다운 연대 121
35. 사라: 하나님 앞에서 웃어버린 여인 124
36. 라헬: 사랑받았으나 질투로 살았던 여인 127
37. 디나: 능욕당한 야곱의 딸과 무자비한 복수 130
38. 십보라: ‘피 남편’을 둔 여인 134
39. 다말(1): 창녀행세를 한 유다의 며느리 138
40. 다말(2): 겁탈당하고 내쫓긴 공주 141
41. 들릴라: 천하장사 삼손을 사로잡은 여자 144
42. 엔돌 무당: 탈진한 사울 왕을 도운 무속인 147
43. 리스바: 한(恨)맺힌 여인 처절한 일인시위 150
44. 아달랴: 이스라엘 유일한 여왕 153
45. 훌다: 요시아 종교개혁을 가능케 한 예언자 156
46. 와스디와 에스더: 생명을 건 다른 행보 159
47. 성모 마리아: 신이라 불린 아들을 낳은 여자 162
48. 요셉: 나자렛 목수, 예수 아버지 166
49. 사가랴: 벙어리 제사장이 토해낸 해방 노래 170
50. 세례자 요한: 광야에서 외치는 자 소리 174
51. 동방박사들: 별을 따라 찾아온 동방 현자들 177
52. 베드로: 예수의 수제자, 교회의 반석 180
53. 안드레: 가장 먼저 예수를 따랐던 제자 183
54. 큰 야고보: 맨 처음 순교한 제자 186
55. 가룟 유다: 배신자로 낙인찍힌 사도 189
56. 사마리아의 여인: 영생의 샘물을 발견하다 192
57. 요한: 예수님의 사랑받던 제자? 195
58. 막달라 마리아: 창녀로 오해받은 애제자 198
59. 니고데모: 한밤중에 예수님 찾아온 유대 지도자 201
60. 디두모 도마: 신앙의 확실성을 추구했던 제자 204
61. 시로페니키아 여인: 논전(論戰)에서 예수를 꺾은 여인 207
62. 군대 귀신에 사로잡힌 어떤 사람 211
63. 울상을 짓고 근심하며 떠나간 어떤 부자 214
64. 삭개오: 예수님을 만나 거듭난 여리고 세관장 218
65. 향유를 부어 예수의 길을 예비한 여인 222
66. 바디매오: 눈먼 거지에서 눈뜬 제자로 225
67. 마르다와 마리아: 참 좋은 몫을 택한 여인 229
68. 본디오 빌라도: 예수를 심문한 로마의 지방관 233
69. 바울: 예수운동을 창조적으로 계승한 위대한 사도 237
70. 브리스길라: 바울의 가장 두드러진 여성 동역자 241

참고도서 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