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저 | 희원북스
나긋나긋한 이 향기는 분명히 봄의 회포려니 손을 꼽아 내가 기다리던 그 봄이려니 그리고 나는 아직도 이 병석을 걷지 못하였다. 갑작스레 치미는, 울적한 심사를 어째볼 길이 없어, 장막을 가려치고 이불 속으로 꿈실꿈실 기어든다. 아무것도 보고 싶지가 않다. 나는 홀로 어둠속에 이렇게 들어앉아 아무것도 안 보리라. 이를 악물고 한평생의 햇빛과 굳게 작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