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비움’이 필요한 순간들이 있다.

글쓴이도 그러했다. 생각도, 담긴 것도 많아 늘 복잡하고 위태할 뿐이었다.
스물셋의 한여름, 어느 낯선 이들과 함께 글을 쓰며 조금씩 비워 나가기 시작했다.
보다 가볍고 경쾌하게, 너무 심각하지만은 않게끔.

단순하고도 복잡한, 개운하고도 어지러운 23년의 수난기.
저 아래의 바다에서부터 저 하늘 위의 구름까지, 변화하고 닿는 시선의 흐름을 차곡히 담았다.

어떤 의미의 채움과 비움의 여정을 여기 이 ‘비움일기’라는 활자에 담아 나누고자 한다.
그 어떤 의미로든, 채움과 비움이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