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시기 임정연구는 기존의 '임정정통론'과 이를 비판하던 이분법적 평가에서 벗어나 전체 민족운동과 임정의 관계 및 운영 문제를 중심으로 '실사구시적 관점'에서 연구함으로써 기존 임정 연구에서 밝히지 못한 중요한 여러 역사적 사실들을 새롭게 밝힐 수 있었다. 또한 민족유일당운동이 결렬되기까지 임정은 민족·사회주의 양진영이 대립보다는 대동단결을 위해 노력한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 새롭게 규명한 여러 사실들은 향후 임정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올바로 자리매김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상해시기 대한민국임시정부(이하 임정) 연구는 전체 민족운동과 관련, 임정의 수립과정·조직·활동상과 위상의 변화과정을 밝혀, 기존 임정 연구의 한계와 오류를 극복고자 했다. 3·1운동 뒤 전체 민족운동에 요구되던 과제는 독립운동 세력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정치기구의 수립과 독립운동 노선의 차이를 극복, 통일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정부형태’로 수립된 임정은 그 성질상 해방 후 정식정부를 대신할 정부로서의 기능과 함께 국내외 독립운동을 총괄해야 할 독립운동의 최고기관이라는 '이중적 성격'을 지녔다. 그러나 임정에 대한 기존 연구는 이러한 '이중적 성격'을 유기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어느 한 측면만을 일방적으로 강조함으로써 많은 한계와 오류를 낳게 되었다.

먼저 1919년 3·1운동을 전후하여 국내외에서 전개된 정부수립 운동의 양상과 상해 임정의 수립과정 그리고 초기 임정의 조직과 운영 문제를 집중 분석했다. 그 결과 안창호의 ‘三頭政治論’, 초기 임정 운영을 둘러싼 기호파와 서북파의 갈등, 임정과 미주 이승만 사이에 벌어진 재정과 ‘대통령 名義’ 문제를 둘러싼 갈등 그리고 이승만이 상해에 구축한 이른바 ‘秘線組織’의 실상 등을 새롭게 규명했다. 임정은 이런 이유로 정부의 기본 요소인 영토와 국민을 결여한 상해라는 지역적 한계를 극복할 수 없었고 정부형태 또한 비현실적 조직이었다.(제2장)

다음으로는 미주·만주·국내 등지의 독립운동과 임정의 관계를 분석, 정부 수립 초기 전체 민족운동에서 차지하는 임정의 위상을 규명했다. 임정은 수립 초기 국외 동포를 대상으로 한 거류민단제를, 국내에는 연통제와 임시교통국제를 실시, 재정과 주민통제를 일원화하려고 했다. 그러나 임정은 현지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한 정책과 이동휘의 ‘친소독립전쟁론’, 안창호의 ‘준비론’, 이승만의 ‘친미외교론’ 등 독립운동 노선의 차이 때문에 각지의 독립운동 단체 사이의 갈등 등을 조정하는데 실패함으로써 독립운동의 최고기관으로서의 역할에도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이 시기 임정과 연계된 국내의 광범한 ‘비밀결사단체’의 활동은 기존 연구에서 밝히지 못한 중요한 연구성과 가운데 하나이다.(제3장)

다음으로 1921년 2월 ‘국민대표회소집론’이 제기된 후 상해의 정국 변화와 국민대표회의를 집중 분석했다. 그 결과 국민대표회의의 최대 쟁점이었던 창조론과 개조론의 바탕에는 실상 ‘임정존폐문제’와 ‘임정법통론’이 존재한 사실과 국민대표회의의 개최 여부를 두고 치열하게 전개된 이승만을 정점으로 한 정부옹호파의 ‘임정현상유지론’과 안창호·이동휘 계열이 중심이 된 개조파의 ‘정국쇄신운동’을 새롭게 규명했다. 또한 국민대표회의 과정에서 국내외 독립운동 진영이 이념적으로 점차 재편되어 갔고 독립운동 기구 논의도 ‘정부형태’에서 ‘黨的形態’로 변해 갔다.(제4장)

마지막으로 1924년 이후 ‘민족혁명론’을 바탕으로 제기된 중국 관내의 '민족유일당운동'을 분석했다. 국민대표회의가 결렬된 뒤 상해와 북경을 중심으로 민족·사회주의 양진영의 대동단결을 촉구한 민족유일당운동은 중국혁명 정세의 영향으로 결렬되었지만, 이 과정에서 안창호의 서북파와 고려공산당 상해파 잔존세력으로 구성된 개조파가 임정을 장악, 민족유일당운동에 대비하여 '以黨治國'의 헌법개정을 단행한 적극적인 활동이 규명되었다. 이 운동은 비록 실패했지만 관내의 민족주의 진영이 이념적으로 재정립되는 계기가 되어 한국독립당을 결성하는 계기가 되어, 1930년대 초 관내에서 벌어진 정당통일운동이 민족유일당운동의 연장선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제5장)

머리말

제1장 시작하는 글

1. 문제제기
2. 연구방법과 자료

제2장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조직과 운영(1919~1921)

1. 임시정부수립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

1) 1910년대 임시정부수립운동
2)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
3) 정부통합과 ‘승인?개조문제’

2. 임시정부의 조직과 내정통일책
1) 정부조직과 재정운영
2) 지방자치제와 내정통일책

3. 정부운영의 파행과 ‘임정개혁론’
1) 정부운영의 개인?비밀주의
2) 임시정부와 이승만의 갈등
3) 임시정부개혁론

제3장 1920년 임시정부의 독립전쟁 방침과 간도?국내와의 관계

1. 1920년 독립전쟁 방침과 독립노선 논쟁
1) 독립전쟁 방침과 군사외교
2) 독립노선 논쟁과 임시정부의 독립전쟁 방침

2. 임시정부의 대간도정책과 재만독립군단체
1) 1920년대 초 임시정부의 대간도정책
2) 임시정부와 재만독립군단체

3. 1920년 전후 국내 선전활동과 비밀결사운동
1) 지방선전부의 조직과 활동
2) 국내 비밀결사운동의 양상

제4장 국민대표회의와 개조파의 정국쇄신운동

1. 국민대표회 소집론과 정부옹호파의 반대운동
1) 국민대표회 소집과 참가세력
2) 국민대표회지지파와 정부옹호파의 갈등

2. 국민대표회의와 ‘시국문제’
1) 국민대표회의의 전개
2) ‘시국문제’의 본질과 임정존폐문제

3. 개조파의 정국쇄신운동
1) 현상유지책과 정국쇄신운동
2) 박은식내각과 제2차 헌법개정

제5장 ‘이당치국론’과 관내 민족유일당운동(1925~1932)

1. 민족혁명론과 민족협동전선론의 대두
1) 민족혁명론
2) 관내 민족협동전선론

2. ‘이당치국론’과 제3차 헌법개정
1) 이상룡 국무령체제의 붕괴전말
2) ‘이당치국론’과 제3차 헌법개정

3. 관내 민족유일당운동의 전개와 의의
1) 민족유일당운동과 임시정부의 위상
2) 민족유일당운동의 의의

제6장 마무리하는 글

참고문헌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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