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의 젠더정치학과 사회적 통제기제라는 관점에서 여성의 정신건강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의료화되고 통제되어 왔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연구서이다. 19세기 히스테리 진단부터 현대의 우울증과 불안장애에 이르기까지, 정신의학이 여성의 저항과 불복종을 병리화하고 의료적 개입을 통해 규율화하는 과정을 풍부한 역사적 사례와 함께 고찰한다. 특히 살페트리에르 병원의 히스테리 연구, 로보토미 수술의 젠더 편향성, 전기치료의 차별적 적용 등 의료 폭력의 역사적 사례들을 통해 정신의학적 담론과 실천이 여성 통제의 도구로 작용해 온 메커니즘을 면밀히 추적한다.

현대 정신의학의 주요 영역인 우울증, 불안장애, 섭식장애, 산후우울증 등의 진단과 치료 과정에 내재된 젠더 편향성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이러한 의료화 과정이 여성의 사회경제적 억압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분석한다. 특히 직장 스트레스, 가사노동의 불평등, 성차별적 의료 연구 관행, 제약산업의 마케팅 전략 등 구조적 문제들이 어떻게 여성의 정신건강 문제로 환원되는지를 다각도로 조명한다. 이를 통해 정신의학적 진단과 치료가 여성의 경험과 고통을 개인화, 병리화하는 방식을 비판적으로 성찰한다.

이 책은 단순한 비판을 넘어 페미니스트 정신의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다. 1960년대 이후 여성건강운동의 성과를 바탕으로, 여성의 경험과 목소리를 중심에 둔 대안적 치료 모델과 실천 방안을 제시한다. 정신건강의 탈의료화, 페미니스트 상담의 원리, 여성 주도적 연구방법론 등을 통해 성평등한 정신건강 돌봄의 미래를 그려내며, 의료기관 내 성차별적 권력구조의 개선방안과 여성 환자의 자기결정권 강화를 위한 구체적 제안들을 담고 있다.

1. 19세기 히스테리와 여성 감금의 역사
2. 로보토미 수술과 가부장적 의료 폭력
3. 프로이트와 안나 O의 히스테리 연구
4. 전기치료와 젠더화된 의료 폭력
5. 신경쇠약과 여성의 사회적 고립
6. 정신약물과 여성 신체의 식민화
7. 월경과 감정의 의료화
8. 모성과 산후우울증의 사회구조
9. 강박과 여성 신체 이미지의 통제
10. 우울증 진단의 젠더 편향성
11. 폐쇄병동의 여성 감금 메커니즘
12. 트라우마와 성폭력의 의료화
13. 갱년기와 노화의 젠더정치학
14. 직장 스트레스와 여성 정신건강
15. 성정체성과 정신의학적 통제
16. 임상시험의 여성 배제와 위험
17. 심리상담의 권력관계와 젠더
18. 디지털 감시와 여성 정신건강
19. 정신의학계의 성차별적 구조
20. 여성건강 운동과 탈의료화
21. 페미니스트 정신의학의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