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종은 굵은 비를 맞아가며 감사를 올리었다. 대전별감이 받쳐 올리는 우산을 물리치셨다.
진심으로 백성을 사랑하는 하늘을 감응시킬 수 있는 열의에 모두가 높은 덕을 찬양치 않는 자 없었다.
아, 그러나 이 무슨 큰 비극이냐!
효종은 악질 종기가 큰비를 맞은 까닭에 급거이 악화하여 병상에 몸을 던진 지 사흘 만에 이내 상천하고 말았다.
이 어찌 국가의 비극이 아니며, 인생의 참혹한 숙명이 아니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