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학의 지식체계 속에 은폐되어 있던 성차별적 구조를 해부하고 여성 의료인들의 투쟁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이 책은 동서양 의학사를 관통하는 심층적 연구서이다. 고대 그리스의 히스테리아 담론부터 중세 유럽의 마녀사냥, 전통 산파들의 배제 과정, 그리고 동아시아 의학의 음양론에 이르기까지 의학 지식이 어떻게 여성을 통제하고 억압하는 도구로 활용되었는지를 치밀하게 분석한다.

황제내경, 동의보감, 본초강목과 같은 동아시아의 주요 의서들은 유교적 여성관과 결합하여 여성의 신체를 열등하게 규정하고 질병을 차별적으로 해석했다. 특히 맥진 이론, 약재 처방, 치료법에서 드러나는 성차별적 해석체계를 실증적 자료를 통해 면밀히 고찰하며, 이러한 의학적 편견이 현대 한의학에까지 미치는 영향을 추적한다.

조선의 의녀, 에도 시대의 여의도, 중세 이슬람의 여성 의사들처럼 역사 속에서 침묵을 강요당했던 여성 의료인들의 활동과 그들이 축적한 의학 지식을 복원한다. 특히 내의원과 혜민서에서 활동했던 조선시대 의녀들의 독특한 치료법, 에도 시대 미야시타 스스무의 진보적 여성의학 등을 통해 남성 중심의 의학사에서 배제된 여성들의 의료 전통을 재발견한다.

1. 여의(女醫)들의 침묵된 역사와 투쟁
2. 조선 의녀의 숨겨진 기록
3. 산파의 지혜와 근대의학의 충돌
4. 음양오행과 여성 질병의 왜곡
5. 약재 처방의 성별 권력관계
6. 본초강목 속 여성혐오
7. 동의보감과 유교적 여성관
8. 갈레노스와 히스테리아의 탄생
9. 황제내경의 여성 차별
10. 중세 아랍의학과 여성 치료사들
11. 일본 여의도의 흥망성쇠
12. 궁중의녀의 특권과 한계
13. 침구경험방과 여성 질병관
14. 맥진의 성차별적 해석체계
15. 도교의학과 여성 단학
16. 금원사대가의 여성 질병론
17. 미야시타 스스무의 여성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