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의례는 오랫동안 가부장제의 구조적 틀 안에서 여성의 역할과 지위를 제한하고 규정해왔다. 본서는 고구려 고분벽화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의례문화에 내재된 성차별적 구조를 실증적 자료를 통해 체계적으로 분석한다. 특히 제사상속권, 혼례의식, 상례절차, 세시풍속 등 다양한 의례 영역에서 나타나는 여성 배제와 차별의 메커니즘을 역사적 맥락 속에서 심도있게 고찰한다.

조선시대 종법제도와 의례규범이 만들어낸 가부장적 질서는 여성의 의례 참여를 제한하고 통제하는 핵심 기제로 작동했다. 왕실에서부터 반가에 이르기까기 의례복식 규제, 제례 공간의 성별화, 의례음식 준비의 성별분업 등은 여성의 종속적 지위를 공고히 하는 수단이었다. 본서는 안동 장씨 가문의 제사상속권 투쟁, 명성황후의 혼례의식, 후궁들의 제례 참여권한 등 구체적 사례들을 통해 전통사회 의례문화의 성차별성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해방 이후 한국사회는 전통의례의 성차별적 구조를 변혁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을 전개해왔다. 1980년대 이후 여성운동과 함께 등장한 의례개혁의 흐름, 여성제관의 확산, 성평등한 혼례문화의 정착 등은 전통의례의 가부장성을 해체하고 새로운 의례문화를 창출하려는 노력의 결실이다. 저자는 이러한 현대적 변화양상을 추적하며 한국 의례문화의 미래지향적 과제를 제시한다.

1. 고구려 무덤벽화에 나타난 여성의례 지위
2. 안동 장씨 가문의 제사상속권 투쟁기록
3. 삼국시대 여성 성년의례의 독자성
4. 조선시대 왕실 혼례의 신부 의례절차
5. 고려시대 후궁들의 제례 참여권한
6. 19세기 양반가 상례일기의 성별분업
7. 문중보에 나타난 여성제외의 계보학
8. 정월대보름 부녀자 금기의 역사
9. 무당세습제도와 여성 영매자의 지위
10. 비구니승가의 법계제도와 의례제한
11. 태몽과 금기의 젠더정치학
12. 조선후기 반가 여성의 의례복식 규제
13. 현대 여성제관 등장의 사회적 의미
14. 일제강점기 종부권 제도의 변천
15. 의례음식 준비와 여성노동의 경제학
16. 종법제 의례규범의 가부장적 권력구조
17. 해방이후 혼례문화의 젠더질서 변동
18. 제사공간의 남녀구분과 권력배치
19. 현대 여성의례 실천운동의 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