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문화유산 보존체계에 내재된 성차별적 구조를 날카롭게 파헤치는 이 연구서는 1962년 문화재보호법 제정 이후 지속되어 온 여성문화유산의 체계적 배제 현상을 탐구한다. 신사임당과 혜원 신윤복의 누이 작품이 남성 이름으로 둔갑된 사례부터 명성황후의 시문학이 폄하된 과정, 그리고 안성 남사당패 여성 광대들의 배제와 진도 씻김굿 여성 무당의 소외까지, 문화재 지정과 보존 과정에서 발생한 성별 불균형의 실태를 면밀히 분석한다.

규중공예 장인들의 잃어버린 계보와 사라진 여성문학가의 목소리를 재조명하는 이 책은 조선시대 자수, 침선, 매듭 분야의 여성 장인들과 허난설헌, 황진이, 매창 등 여성 문인들의 작품이 정식 문화사에서 배제된 역사적 과정을 추적한다. 특히 당골, 무당, 제주 등 전통 민속의례를 주도했던 여성 제례자들의 역할이 축소되고 남성화된 과정, 그리고 진관사 명부전 비구니 벽화 훼손과 봉선사 비구니 수행공간 철거 등 불교문화유산에서 여성 수행자들의 흔적이 지워진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문화재청과 국립문화재연구소 등 문화재 관리기관의 성별 불균형 현황을 분석하고, 이화학당과 진명여학교 같은 근대 여성교육 관련 문화재들의 훼손 실태를 진단하는 한편, VR/AR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보존 방법론도 제시한다. 해외 소재 한국 여성 관련 문화재들의 현황 조사와 함께, 성평등한 문화재 정책 수립을 위한 제도적 개선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안하며 여성문화유산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획기적인 연구서이다.

1. 문화재 지정의 남성편향성 분석
2. 조선시대 여성예술가의 은폐
3. 규중공예 장인들의 잃어버린 계보
4. 궁중 여성의 문예활동과 그 흔적
5. 사라진 여성문학가의 목소리
6. 무형문화재 전승과 젠더차별
7. 불교문화유산 속 비구니의 삭제
8. 민속의례와 여성제례자의 소멸
9. 여성독립운동가의 문화유산 소실
10. 규방문화의 기록화 실패
11. 여성시각의 문화재 재해석
12. 공주방 자수품의 가치 저평가
13. 여성교육 문화재의 망실
14. 문화재 연구의 성별 장벽
15. 디지털아카이브와 여성문화유산
16. 해외소재 한국여성문화재 발굴
17. 여성문화유산 보존의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