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기 유라시아 대륙을 휩쓴 몽골제국의 팽창은 인류 역사상 가장 광대한 육상 제국의 탄생을 알렸다. 테무진이 칭기즈칸으로 등극한 이후 그의 후예들은 한반도에서 헝가리 평원에 이르는 거대한 영토를 통합했고, 이는 단순한 정복 이상의 문명사적 의미를 지닌다. 초원의 유목 문명이 중국과 이슬람, 유럽의 정주 문명과 만나 이루어낸 대융합의 시대는 인류사에 전례 없는 문화 교류의 장을 열었다.

역참망으로 연결된 제국의 도로는 상인과 사신, 학자들의 이동을 가능케 했고, 오르톡 상인들의 무역 네트워크는 동서 문물 교류의 대동맥이 되었다. 이슬람 의학이 중국 침술과 만나고, 청화백자가 페르시아 도자기와 융합하며, 화약 기술이 전장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대도의 궁정에서는 서양 악기의 선율이 울렸고, 부하라와 사마르칸트에서는 새로운 르네상스가 꽃피었다.

몽골제국의 통치자들은 자삭과 샤리아의 조화로운 공존을 추구했고, 네스토리우스교, 불교, 이슬람교가 공존하는 문화적 다원주의를 실현했다. 라시드 앗 딘의 세계사 편찬 프로젝트는 유라시아 문명의 통합적 이해를 시도한 기념비적 성과였다. 이 책은 몽골제국이 이룩한 유라시아 통합의 역사적 경험을 16개의 주제로 나누어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현대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에 주는 시사점을 도출한다.

1. 초원의 영웅 테무진이 칭기즈칸으로 등극하다
2. 호라즘 제국 원정과 서아시아 교역로의 변화
3. 대도의 궁전에서 울린 서양 악기의 선율
4. 역참망으로 하나 된 유라시아 대륙
5. 라시드 앗 딘이 기록한 세계사의 탄생
6. 칸의 조서가 전해진 유럽 왕실들
7. 황금가문이 품은 다종교 공존의 시대
8. 오르톡 상인들의 유라시아 횡단 무역
9. 교초에서 카안의 화폐까지
10. 이슬람 의학이 만난 중국 침술의 발전
11. 초원의 게르에서 화려한 궁전으로
12. 화약무기가 바꾼 전쟁의 패러다임
13. 부하라와 사마르칸트의 르네상스
14. 도공들이 전한 청화백자의 비밀
15. 자삭과 샤리아의 공존
16. 칭기즈의 후예들이 남긴 문명의 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