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초반 영국 해군의 석탄 동력 함대가 석유 동력으로 전환되면서 시작된 중동 석유 개발의 대장정은 현대 세계사의 가장 획기적인 전환점 중 하나였다. 윈스턴 처칠의 혁신적 결단으로 시작된 이 변화는 윌리엄 녹스 다시의 페르시아 첫 유전 발견을 통해 구체화되었고, 이는 앵글로 페르시안 석유회사 설립으로 이어져 영국의 중동 진출이 본격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오스만 제국의 해체 과정에서 체결된 사이크스 피코 협정은 중동 지역의 석유 자원을 둘러싼 열강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역사적 분기점이었다.

모술 유전을 둘러싼 영국, 프랑스, 터키 간의 치열한 외교전과 이란 모사데크 정부의 석유 국유화에 맞선 영국 정보기관의 비밀 공작은 석유 자원이 국제 정치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영국은 쿠웨이트, 바레인, 아부다비, 두바이 등 걸프 토후국들에서 차례로 석유를 발견하며 이들을 보호령으로 편입시켰고, 수에즈 운하와 아덴항을 전략적 거점으로 활용하여 중동 석유의 안정적 수송을 보장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영국석유회사 BP는 중동 석유 산업을 장악하며 세계적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석유 수송로 안전 확보에서부터 카타르 LNG 산업 개척에 이르기까지, 영국의 중동 석유 정책은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중동 산유국들의 석유 수익은 런던 금융시장으로 유입되어 페트로달러 혁명을 일으켰고, 이는 영국 금융산업 부흥의 토대가 되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새로운 도전 속에서 영국의 중동 정책이 신재생에너지 협력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지만, 지난 한 세기 동안 석유를 매개로 형성된 영국과 중동의 긴밀한 관계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1. 윈스턴 처칠의 혁명적 해군 연료 전환
2. 윌리엄 녹스 다시와 페르시아 첫 유전 발견
3. 사이크스 피코 협정과 중동 석유 분할
4. 모술 유전을 둘러싼 국제 외교전
5. 아람코 설립과 사우디 석유권 경쟁
6. 쿠웨이트 석유공사의 탄생과 성장
7. 모사데크의 도전과 MI6의 작전
8. 수에즈 운하 전쟁과 석유 수송로
9. 아부다비와 두바이의 석유 발견
10. 아덴항 요새화와 석유 안보
11. 카타르 LNG 산업의 개척
12. 바레인 석유 탐사와 해군기지
13. BP의 중동 석유 독점 시대
14. 런던의 페트로달러 금융 혁명
15. 브리티시 가스의 중동 천연가스 개발
16. 호르무즈 해협과 석유 운송로 분쟁
17. 신재생에너지와 영국의 중동 전략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