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우리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이자 자아를 형성하는 근간이다. 현대 뇌과학의 발견들은 헨리 몰레이슨과 클라이브 웨어링의 기억상실 사례부터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자아 소멸 과정까지, 기억과 정체성의 불가분한 관계를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신경과학의 최신 연구 성과들과 철학적 사유를 접목하여, 인간의 기억이 어떻게 정체성을 구축하고 유지하는지 심도 있게 탐구한다.

디지털 시대의 도래는 인간의 기억 방식과 정체성 형성 과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구글 효과로 인한 기억력 감퇴, 메타버스 속 다중 정체성의 출현,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한 기억의 외부화 현상은 전통적인 자아 개념에 도전장을 던진다. 프루스트의 마들렌과 같은 문학적 성찰부터 후성유전학이 밝혀낸 세대 간 기억 전이까지, 다양한 분야의 연구 결과들은 기억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개인의 기억은 사회적 맥락 속에서 형성되고 변형된다. 베트남전 참전 군인들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집단 기억, 세대 간 문화적 기억의 단절은 기억의 사회적 속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이 책은 엘리자베스 로프터스의 기억 조작 실험부터 EU의 잊힐 권리까지, 현대사회에서 제기되는 기억과 정체성의 문제들을 철학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1. 기억 상실과 자아의 소멸
2. 망각의 두 얼굴
3. 허구로 만들어진 기억들
4. 인터넷이 삼킨 기억력
5. 전쟁과 기억의 흉터
6. 민족의 기억과 망각
7. 프루스트의 마들렌 향기
8. 기억 이식의 미래
9. 인공지능과 기억의 경계
10. 7초마다 새로워지는 세상
11. 조상의 기억과 DNA
12. 약물로 강화되는 기억력
13. 꿈속에 숨겨진 기억들
14. 세대를 가르는 기억의 벽
15. 잊혀질 권리를 찾아서
16. 가상세계 속 다중 정체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