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은 국가 위기 상황에서 군사력을 동원해 시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비상통치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다. 고대 로마의 독재관 제도에서 기원한 계엄령은 근대 국민국가 체제에서 법제화되며 정교화되었고, 20세기를 거치며 전 세계적으로 독재 정권의 권력 강화와 민주주의 억압을 위한 도구로 변질되었다. 본서는 로마시대부터 현대까지 세계 각국의 계엄령 사례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며 그 역사적 의미와 민주주의에 미친 영향을 심도 있게 고찰한다.

대만의 백색테러부터 필리핀 마르코스 정권, 칠레 피노체트 군부독재, 그리스 군사정권에 이르기까지 계엄령은 반민주적 통치의 핵심 수단으로 작동했다. 각국의 사례는 계엄 체제가 어떻게 조직적 인권유린과 정치적 탄압의 제도적 기반으로 악용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특히 냉전 시기 제3세계 국가들에서 두드러졌으며, 군부독재와 권위주의 체제의 장기 집권을 가능하게 한 제도적 기반이 되었다.

현대사회에서 계엄령의 속성은 더욱 교묘하고 복잡한 양상으로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시민 감시체계의 구축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보편화된 비상조치들은 새로운 형태의 시민권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한다. 본서는 이러한 현대적 계엄의 특성을 분석하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가 권력의 비상조치권 행사가 어떻게 제도적으로 통제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성찰을 제공한다.

1. 계엄령의 로마시대 기원과 법제화
2. 마셜법과 영미권 계엄령의 진화
3. 나폴레옹 시기 프랑스 계엄령
4. 대만의 백색테러와 계엄통치
5. 필리핀 마르코스 정권의 계엄통치
6. 터키의 군부 쿠데타와 비상통치
7. 폴란드 계엄령과 연대노조 항쟁
8. 칠레 피노체트의 군부독재와 계엄
9. 미얀마 군부의 반복적 계엄령 선포
10. 이집트의 30년 비상사태법
11. 파키스탄의 군부독재와 계엄정치
12. 시리아 내전과 비상통치
13. 그리스 군부독재의 계엄통치
14. 아르헨티나 더러운 전쟁과 계엄령
15. 디지털 감시와 현대적 계엄
16. 팬데믹 시대의 비상조치와 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