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중국은 1978년 이후 개혁·개방 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전례 없는 경제성장을 이룩하였다. 그 과정에서 중국은 세계 1위의 수출대국이자 GDP 기준으로는 세계 2위, FDI 유입액 기준으로는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였다. 특히 중국은 경제성장과정에서 획득한 3조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와 세계 1위의 미 국채 보유국 지위를 바탕으로 세계경제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고도 경제성장은 중국 국민의 삶을 극적으로 향상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중국의 세계경제 성장엔진으로서의 역할도 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중국은 경제성장과정에서 발생한 2차례에 걸친 세계경제위기와 그 극복과정에서 주변국의 경쟁적 화폐 평가절하 속에서도 위안화 평가절하를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세계경제 안정화에도 기여하였다. 그러한 과정에서 중국은 미국과 함께 세계경제의 양대 축이라는 의미로 G2라는 호칭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중국은 고도의 경제성장과 함께 확대된 세계경제에 대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가깝고도 먼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중국은 서구 선진 국가들이 수백년에 걸쳐 이룩했던 결과를 단기간 내에 달성하고 있는 국가이다. 압축성장의 과정에서 중국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병존하는 경제 및 사회구조를 갖게 되었다. 하지만 상당수의 한국 국민들은 중국이 가진 현재와 미래의 모습은 인정하지 않고 과거를 중심으로 중국을 이해하려고 한다.

사실 한국민이 가지는 중국에 대한 이질감은 중국이 갖고 있는 ‘사회주의’와 공산당 일당 독재를 중심으로 하는 정치체제에서 비롯되었다. 한국에서 사회주의와 공산당이라는 용어는 북한과 오버랩(overlap)되어 ‘금기어’처럼 인식되고 있다. 한국은 미국식 자본주의시장경제를 바탕으로 대외시장지향형 경제성장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였다. 그 과정에서 한국인이 가진 중국에 관한 인식은 실제의 중국과 더욱 괴리되었다. 그리고 남북갈등의 과정에서 중국정부가 취한 태도도 한국민의 저평가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은 6.25전쟁의 과정에서 북한을 지원했고, 그 후 북한과 같은 인식의 궤적을 공유했다. 그래서 한국민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주적(主敵)’은 아니어도 ‘이질적인 존재’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제 중국은 한국의 제1교역대상국이 되었다. 그리고 한국경제가 중국경제에 대해 갖는 민감도는 미국경제에 대해 갖는 민감도보다 훨씬 높아졌다. 이처럼 한·중 경제가 밀접해지면서 중국경제와 중국 통상환경 등에 관한 연구도 많은 질적·양적 성장을 하고 있다. 중국지역 및 경제·통상 환경 연구는 중국 내에서 관련 분야를 직접적으로 학습 또는 연구를 한 전문가들이나 그런 이들에게 지도받은 후속 연구자들에 의해 폭넓은 범위에서 실시간으로 분석과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개별 연구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정리한 중국지역경제나 통상환경에 대한 기본서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본서는 우리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중국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오늘날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중국경제의 현황과 특징, 평가 등을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집필되었다. 본 저자는 지금까지 거의 2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중국경제 및 통상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그러한 과정에서 지금까지 진행했던 개별 연구를 종합하고 정리하자는 개인적 바람도 집필의도에 포함되었다.

본서는 그동안 이루어졌던 본 저자와 여러 선배 제현들의 연구들을 최대한 종합하고 정리한 것으로 오늘날의 중국경제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담고 있다. 본서가 국제무역이나 통상학, 국제지역 및 관계학 등을 공부하고 있는 학부생과 대학원생, 그리고 국제비즈니스를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들에게 중국경제 및 지역에 대한 이론적이며 실무적인 지식과 함께 기본적인 인식의 기본 틀을 제공하는 길잡이가 되었으면 한다.

집필과정에서 본 저자는 그동안 중국경제에 대해 묵묵히 연구해 오고 계신 많은 선배 제현들에게 많은 학문적 부채감을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본서를 출판하려는 시점에서 보니 여전히 불만스럽고 미흡한 부분이 많이 있음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본서의 집필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잘못된 내용이나 구성, 참고문헌 누락 등과 같은 부분에서 발생하는 책임과 비판은 본 저자에게 있음을 밝힌다. 그리고 향후 빠른 시간 내에 이러한 부분을 보완할 것을 약속드린다.

본서의 집필과정에서 자료의 정리와 교정, 편집에 많은 도움을 준 순천대학교 무역학과 박사과정에 있는 한가록 조교 선생과 많은 대학원생들께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어려운 출판업계의 상황 속에서도 본서의 출판을 기꺼이 허락해 주신 율곡출판사의 박기남 사장님과 박정현 상무님께도 감사를 드린다. 또한 오랜 집필과정 동안 불평 없이 나의 옆을 지켜주면서 지치지 않는 에너지와 영감의 원천을 제공해 준 아내 윤은정과 가족들에게 미안함과 변함없이 사랑한다는 진심을 함께 전한다.



2019년 6월

향림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