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유럽 절대왕정의 정점이었던 프랑스 궁정문화는 단순한 사치와 향락의 공간이 아닌 정교한 권력 체계와 문화적 헤게모니가 작동하는 거대한 정치무대였다. 베르사유 궁전을 중심으로 펼쳐진 태양왕 루이 14세의 기상의례에서 취침까지의 일상은 하나의 연극이자 의례였으며, 궁정 예법과 서열은 귀족들의 권력 투쟁을 반영하는 상징적 장치로 기능했다. 이러한 궁정문화는 유럽 전역으로 전파되어 근대 국가 체제의 문화적 표준을 확립했다.

절대왕정 체제의 핵심 동력이었던 관료제도는 중세 봉건제에서 근대 국가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한 핵심 요소였다. 콜베르의 주도로 확립된 문서행정 체계와 관직매매제는 새로운 관료귀족 계층을 탄생시켰고, 왕립 아카데미와 제조소의 설립은 문화예술을 통한 국가 권력의 확장으로 이어졌다. 특히 륄리의 음악, 르노트르의 정원, 르브랭의 회화는 프랑스 절대왕정의 문화적 우월성을 상징하는 도구로 활용되었다.

궁정문화와 관료제의 발전은 살롱문화의 융성과 계몽사상의 전파로 이어졌으나, 역설적으로 이는 절대왕정 체제를 무너뜨리는 지적 토양이 되었다. 마담 퐁파두르로 대표되는 살롱문화는 귀족과 지식인들의 사교 공간을 넘어 새로운 사상과 문화의 온상이 되었고, 왕실 재정의 낭비와 사치로 비판받던 궁정문화는 결국 프랑스 대혁명으로 그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 본서는 이러한 절대왕정 시대 궁정문화와 관료제도의 발전과 몰락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1. 베르사유 궁전의 기상과 태양왕의 일상
2. 궁정 예법과 귀족들의 서열 다툼
3. 왕립 아카데미와 문예 부흥 운동
4. 마담 퐁파두르와 살롱문화의 전성기
5. 관료제의 탄생과 왕의 서기관들
6. 궁정 건축가들의 권력 투쟁
7. 궁정 음악과 륄리의 독점 체제
8. 관직매매제와 귀족작위 판매
9. 궁정 정원과 르노트르의 기하학
10. 외교 의례와 국제 결혼의 정치학
11. 궁정 연회와 발레의 정치 무대
12. 왕실 사냥과 귀족 스포츠
13. 궁정 미술가와 왕의 초상화
14. 왕실 제조소와 사치품 산업
15. 궁정 종교와 보쉬에의 설교
16. 궁정 도서관과 학문의 발전
17. 대혁명과 궁정문화의 종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