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기경 메콩강 델타 지역에서 시작된 해상 제국 푸난은 동남아시아 최초의 조직적 해상 무역 네트워크를 구축한 문명이었다. 옥애오 항구에서 출토된 로마 동전, 페르시아 유리구슬, 인도 보석들은 푸난이 구축한 광대한 해상 교역망의 증거이며, 특히 2세기 판판 왕 시기에는 자바해에서 남중국해를 아우르는 해상 패권을 장악하며 동서 문명의 교량 역할을 수행했다. 산스크리트어 비문과 건축 유적은 푸난이 이룩한 독자적 궁정 문화와 종교적 혼합주의의 진수를 보여준다.

푸난은 계절풍을 활용한 혁신적 항해술과 체계적인 물류 시스템으로 동남아시아 해상 무역의 새 장을 열었다. 메콩 델타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항구 도시 건설, 창고 시설 구축, 화폐 유통 체계 확립은 당대 최고 수준의 도시 문명을 보여주었으며, 특히 향신료와 약재 교역에서 보여준 중계 무역의 역량은 실크로드 해상 네트워크의 핵심 거점으로서 푸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스리랑카, 인도, 중국 남조와의 활발한 교역은 푸난을 국제 무역의 중심지로 끌어올렸다.

푸난의 번영은 해상 무역이 만들어낸 문화적 융합의 결정체였다. 힌두교와 불교의 공존, 다양한 건축 양식의 혼합, 국제 상인들의 다문화 공동체 형성은 푸난 문명의 개방성과 포용성을 보여준다. 6세기 진랍의 도전으로 쇠퇴하기 전까지 푸난이 구축한 해상 무역 체계는 이후 동남아시아 해상 교역의 기틀이 되었으며, 그들이 남긴 문화적 유산은 현대 동남아시아의 다문화적 정체성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1. 메콩 델타에서 탄생한 해상 제국
2. 옥애오 항구의 번영과 해상 무역망
3. 자바해의 패권자 판판
4. 산스크리트로 꽃핀 궁정 문화
5. 신들의 공존과 종교적 혼합
6. 향신료의 길을 연 팔렘방 교역
7. 남조와의 조공 외교 네트워크
8. 계절풍을 읽은 항해술의 발전
9. 국제 상인들의 무역항 생활
10. 유리구슬이 전하는 교역의 길
11. 금화와 은화로 보는 교환 체계
12. 무역이 키운 도시 문명
13. 창고와 선박의 물류 시스템
14. 인도양을 건넌 스리랑카 교역
15. 해적 퇴치와 무역로 수호
16. 무역항의 융합 예술과 건축
17. 약재와 향료의 보급로
18. 진랍의 도전과 패권 변화
19. 푸난이 남긴 해상 무역의 유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