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기 말 아르다빌의 작은 수피교단에서 시작되어 16세기 초 페르시아 제국으로 성장한 사파비 왕조는 이슬람 세계의 판도를 바꾼 역사적 전환점이었다. 수피 지도자 샤이흐 사피에서 시작해 이스마일 1세의 12이맘파 시아파 국교화, 압바스 대제의 제도 개혁에 이르기까지, 사파비 왕조는 종교와 정치를 결합한 독특한 통치체제를 구축했다. 특히 키질바시로 대표되는 투르크계 유목 전사들의 충성심과 페르시아 관료제의 효율성이 결합되어 중앙아시아의 새로운 질서를 확립했다.

이스파한을 수도로 삼은 사파비 왕조는 나크셰 자한 도시계획을 통해 웅장한 이맘 광장과 왕궁을 건설하며 페르시아 문명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실크로드 무역의 중심지로서 번영을 누린 사파비 시대에는 카라반세라이를 통한 상업 네트워크가 발달했고, 마슈하드와 쿰 같은 시아파 성지들이 순례 문화의 중심지로 성장했다. 특히 궁정 후원으로 발전한 페르시아 세밀화는 독자적인 미술 양식을 확립하며 이슬람 예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사파비 왕조는 동서 교역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포르투갈, 영국과 치열한 해상권 경쟁을 벌이며 국제 외교 무대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그러나 궁정의 사치와 군사력 약화, 키질바시와 페르시아계 군사귀족 간의 갈등으로 인한 내부 분열은 결국 왕조의 쇠퇴를 초래했다. 1722년 아프간 침공으로 멸망한 사파비 왕조는 현대 이란의 정체성 형성에 깊은 영향을 미친 문화유산을 남겼으며, 시아파 이슬람의 정통성을 확립한 역사적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1. 샤이흐 사피와 아르다빌 수피교단의 시작
2. 이스마일 1세의 혁명적 시아파 선언
3. 키질바시의 적색 터번과 신념
4. 술탄 셀림과 찰디란 전투의 비극
5. 타흐마스프 1세와 종교학자의 부상
6. 압바스 대제의 군사혁신과 제도개혁
7. 이맘 광장과 이스파한의 건축혁명
8. 실크로드의 상인과 상업도시 발전
9. 무슬림 페르시아의 순례길
10. 샤 술레이만과 궁정문화의 절정
11. 동인도회사와 해상무역 경쟁
12. 페르시아 세밀화의 예술혁명
13. 알라와르디 칸의 군사귀족
14. 마지막 황제 후세인의 몰락
15. 시아파 페르시아의 문화유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