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부터 18세기까지 남아메리카에서 펼쳐진 예수회 선교사들의 원주민 교육은 인류 문명사에서 가장 독특하고 체계적인 문화 교류의 실험이었다. 프란시스코 하비에르로부터 시작된 이 교육 프로젝트는 과라니족을 비롯한 현지 원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며, 레두시온이라는 특별한 교육공동체를 탄생시켰다. 호세 데 안치에타의 현지어 문법 연구, 도메니코 지폴리의 음악교육, 안토니오 세프의 기술교육은 유럽의 지식체계와 원주민의 전통문화가 조화롭게 융합된 새로운 문명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레두시온의 교육체계는 단순한 종교교육을 넘어 천문학, 의학, 건축, 음악, 미술, 농업, 행정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 지식전수를 목표로 했다. 부에나벤투라 수아레스의 천문대 설립, 페드로 몬테네그로의 의료교육 체계, 주안 바티스타 프리모리의 건축교육, 베르나르도 벨트란의 미술학교는 원주민들이 근대 과학기술과 예술을 주체적으로 수용하고 발전시키는 토대가 되었다. 특히 파울로 레스티보가 설립한 인쇄소는 과라니어로 된 서적을 출간하며 원주민의 문해력 향상에 큰 기여를 했다.

이 책은 마리아 데 라 크루스의 여성교육 프로그램, 호세 산체스 라브라도르의 생태교육, 호세 카르디엘의 원주민 지도자 양성과정 등 구체적 사례들을 통해 레두시온의 교육체계를 심도 있게 분석한다. 1767년 카를로스 3세의 추방령으로 막을 내린 이 위대한 교육실험은, 문화적 포용과 상호존중을 통한 지식전수의 가능성을 보여준 역사적 증거로서, 현대 다문화교육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1. 예수회의 남미 진출과 첫 발걸음
2. 과라니족과 레두시온의 시작
3. 과라니어 연구와 소통의 혁신
4. 바로크 음악으로 빚어낸 화음
5. 장인정신의 전수와 기술혁신
6. 마테차와 농업혁명
7. 바로크 건축의 원주민 장인들
8. 독창적 미술양식의 탄생
9. 활자로 전하는 지식의 빛
10. 하늘을 읽는 지혜
11. 치유와 돌봄의 지식
12. 원주민 지도자의 성장
13. 신앙과 전통의 조화
14. 원주민 여성의 교육과 활동
15. 방어전술과 군사훈련
16. 자연과 공존하는 지혜
17. 추방과 몰락의 순간
18. 문명교류의 교훈과 유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