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가 뜨거운 열정의 시, 술(酒)]이라면, 송시는 담담한 이성의 시, 차에 비유된다. 진여의는 이러한 송대 시가 발전의 역사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니는 시인 중 한 사람으로, 황정견, 진사도와 함께 송시 삼종(三宗)으로 불린다. 사회 현실과 자연을 외면하지 않고, 시법과 전고에 얽매이지 않은 그의 시는 자연스럽고도 유려하다. 청려한 그의 시를 읽다 보면 담담한 가운데 그윽한 차향이 느껴지는 듯하다.

주 교수의 ＜가을 생각＞에 차운해 짓다
소와 목동의 그림에 적다
강남의 봄
바람과 비
북풍
양읍으로 가는 길에
세월
가을비
허도녕의 그림에 적다
장규신의 ＜수묵 매화＞에 화운해 지은 절구 다섯 수
장규신의 ＜수묵 매화＞에 화운해 지은 절구 다섯 수
밤비
일이 있어 교외로 가면서 시를 지어 친구에게 보이며
10월
약졸 아우에게 부치며 스무째 숙부께 드리다
동생과 납매를 읊은 시 절구 네 수
계속 내리는 비에 적다
악문경의 ＜북원＞에 차운해
길에서 맞은 한식
중모로 가는 길에
중모로 가는 길에
청명절
...
(이하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