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관지(一以貫之)
베란다 화분대에 놔둔 물통에서 새들이 법석거린다. 참새와 까치, 비둘기가 오더니 이젠 직박구리까지 야단이다. ‘수다쟁이’라는 별명이 붙은 직박구리는 차츰 그 친구들을 불러들인다. 그들은 살짝살짝 물장난도 치고 목욕도 즐기며 난간에 앉아 부르르 깃털의 물을 털어내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삐익~ 삐익~ 요란스레 노래도 부른다. 아마 그들도 자기들만의 삶의 정점을 향한 목표를 갖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아닌가 한다. 그들을 한참씩 지켜보며 나 자신을 비춰본다.
아내로 며느리로 엄마로 살아온 반평생, 뒤늦게 내 존재 의미를 되새겨보았다. 방황 끝에 만난 문학, ‘수필’은 곧 친구요, 동반자가 되었다. 오솔길에서 문득 마주친 풀 한 포기, 돌 하나에도 발길이 멈춰지던 순간들. 인간과 자연을 보는 가치가 새로워지고 삶이 보다 풍요로워졌다. 자신을 잃지 않고 올바로 지켜내려는 의지가 다져지고 미학적인 자기 성찰에 시간과 공간을 넓혀갔다. 하지만 글 속에 내가, 내 속에 글이 용해되기는 녹록지 않았다.
‘태어난 새는 날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첫 수필집

1부 오늘도 나는 살아 있다

축제

찬란한 봄날

직박구리

한 잔의 물

오늘도 나는 살아 있다

이삿짐 정경

지척이 천 린가

가을을 장식하다

시작도 끝도 없다

바보인가 어리보기인가

작은 세상이 여는 큰 미래

시인의 고향에선 나도 시인

2부 일탈인가 반항인가

봄날은 간다

개업에 부치다

일탈인가 반항인가

꿈결 같은 시간

고함(高喊)

삶은 즐거워

봉평의 9월은

엄마는 벌말 미인

한라수목원을 걷다

생각을 바꾸면

배추 그리고 끝이란 말

숲 속 놀이 한마당

3부 그래도 오류는 있다

새로운 길

프로라고요

혼이 담긴 작업

푸른 꿈

그래도 오류는 있다

아직도 물음표

화려한 외출

손에서 손으로

어제보다 내일이

한티에서 올레까지

해와 달이 이 언덕을

매봉산의 낙엽을 밟으며

4부 마음이 머무는 곳

그 소리, 그리움으로

옥상의 두레굿

마음이 머무는 곳

반복 속에 무르익는

물독을 채우다

그리운 건 언제나 문득 온단다

엄마와 어머니

동병상련

유리 상자 속의 전설

기다리던 소식

홋카이도 여행

5부 초록빛 세상

책상

초록빛 세상

태권동자

긴 하루

짐도 나이를 먹나

작은 뜰

거기 그 나무

주실마을의 해설사

감자는 정이다

중독, 그 속에 빠지고 싶다

천혜의 풍광이 만나는 그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