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보는 새
좋은 수필은 바른 문장으로부터란 일념으로 무던히 사전을 뒤적거렸다. 어휘를 선택하고도 돌다리를 두드려보는 신중함이다. 그런 우직함을 사뭇 떨쳐버리지 못하지만 아직도 그 길은 멀고도 멀다.
모서리가 닳고 닳아 둥그레진 사전을 곁에 두고 찾고자 하는 단어를 단 한번에 찾아내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또 ‘국어대사전(총 2,349면)’을 통째로 읽었다는 이도 있다. 글을 쓰려면 무엇보다 우리말을 더 많이, 더 잘 알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매일 아침 5~6면씩 빠짐없이 읽으면서 생소한 낱말은 말할 것도 없고 요긴하게 생각되는 단어는 특별히 표시했다가 잠들기 전, 한 번 더 복습했다는 것이다. ‘하면 된다’고 할지라도 이런 능력은 글을 쓰는 내게 크나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살아가는 의미를 ‘글’ 그 자체라 생각하고 그런 삶의 생동감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글을 찾아 나름대로 채찍을 가했지만, 사개가 맞듯이 딱 들어맞는 글쓰기가 어디 그리 쉬운 일이던가. 또한 사전을 통째로 읽으며 원하는 어휘를 뒤적이지 않고 단번에 찾아낸다는 것도 나로선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첫 수필집

1. 그 이름을 불러주고 싶다

굴레

여운(餘韻)

해담뜰

위대한 손

가슴앓이

새해 결심

늦게 배운 도둑

한결같은 정열

우중에 만난 선인(先人)

차라리 천재(天災)였다면

그 이름을 불러주고 싶다

2. 달이 자꾸 가요

눈길

정낭

사근초

바가지

내일의 꿈

목욕탕 풍정(風情)

비 오는 날의 우울

깨어진 기왓장

우산 속의 정회

달이 자꾸 가요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3. 마음의 방

봄날

그 한마디

산토끼

잔소리

생이가래

마음의 방

명잦골 체험

제2의 경주

꽃으로 승화된 그녀

여태순 여사 영전에

물 위에 떠가는 꽃잎처럼

4. 진아 양의 선물

당근

감꽃길

파란 하늘

강촌 나들이

나의 풍요로운 삶

고택(古宅)의 후원에서

개표 방송과 바람의 정치

류경정주영체육관 및 평양 참관기

나무도 평양 관광 떠났나

진아 양의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