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때부터 6년 간 쓴 시 60편을 선정해 담았습니다.
대표시「꿈같은 시간」으로 책소개를 대신하겠습니다.

너랑 있으면
시간이 너무 빨리 가
꼭 좋은 것만은 아냐

널 만날 때마다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가니
난 금방 늙을 거야
곧 손주도 보겠어

속도위반
너의 결혼을 반대하며
가을바람
우리집 냉장고는
멸치
꿈같은 시간
당신의 입천장을 사랑하시나요?
인공눈물
어른이 된다는 건
취업준비생
볼펜의 죽음은 기쁜 일
시인의 비밀번호
살쪘다고 놀리는 남자친구에게
반가운 소리
목감기
두루마리 휴지
몸 좀 녹이고 가렴
졸업
밀어내기
맞지 않는 신발
꺾어진 꽃
이별
국 한 그릇
너의 공책
시계를 보게 돼
운명은 장난꾸러기
당신의 마음 문을 두드립니다
사랑은 가을 같은 것
옥상에서
밤이 되어 눈 감으면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이유
첫눈이 왔을 때
화초에 물 주기
나는 오늘도 도서관에 간다
노동의 새벽
단풍
어릴 적 교회에 관한 추억
민들레꽃씨
꽃의 하품
고무줄놀이
나뭇잎의 비행
따뜻함에 대하여
걸레질을 하며
모기 한 마리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마음이 끓는 날에는
밤이 되면
카페에서
나무
무엇을 위하여
차창
빙산처럼
안개
낙엽의 발자국
은행잎비가 내리면
지하철
사람이 퍼즐의 한 조각이라면
청계천
당신이 없다면
잎의 눈물
당신은 밤하늘의 별
혼인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