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은 2005년 개관한 이래 조선 왕조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특별전을 해마다 개최하고 있습니다. 개관 10주년을 맞는 올해에는 여러분께 조선 국왕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어진御眞과 어진을 봉안하고 의식을 행하는 공간인 진전眞殿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어진은 왕의 모습을 그린 초상화를 말합니다. 그리고 진전은 어진을 봉안하기 위한 건물로서, 이곳에 어진을 모셔 두는 데 그치지 않고 정기적으로 예를 갖추어 의식을 행하였습니다.
조선시대 어진은 초상화 이상의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먼저 어진은 국왕 자신과 왕실의 권위를 가시적으로 나타내는 상징물이었습니다. 특히 창업주인 태조 이성계의 어진은 정통성의 상징으로서, 조선의 국왕들은 정치적으로 위기에 처했을 때 태조 어진을 새로 제작하고 진전에 봉안하는 데 큰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진전은 한 분의 어진을 모신 진전과 여러 왕들의 어진을 모신 진전이 있었는데, 전자의 경우 태조 진전이 대표적이며 후자의 경우로는 궁궐 안의 선원전과 도성 내의 영희전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진전에서는 다례茶禮와 작헌례爵獻禮 등의 의례가 행해졌습니다.
조선 왕실은 어진을 제작하고 진전을 운영하는 전통을 조선 초기부터 꾸준히 유지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어진이 제작되었지만 조선 전기의 어진들은 전란 중에 대부분 없어지고, 조선 후기의 어진들도 한국전쟁 당시 부산으로 옮겨 보관하던 중 화재로 대부분 소실되고 말았습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화재에서 살아남은 소수의 어진을 소장하고 있으며 어진들을 보전하기 위해 보존처리와 복원·모사도를 제작하는 등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번 특별전에 선보이는 현존하는 어진과 풍부하게 남아 있는 관련 기록은 조선 왕실의 어진과 진전이 지닌 가치를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004 "조선 왕실의 어진과 진전" 특별전을 열며
004 Foreword

006 프롤로그: 조선 왕실 기록화에 보이는 왕의 존재
006 Prologue: The Presence of King in the Joseon Dynasty Royal Paintings

010 우리나라 어진과 진전의 역사
010 The History of King's Portrait and Royal Portrait Halls

026 조선시대 어진 제작 체계
026 The System of Producing King's Portrait in the Joseon Dynasty

046 또 한 분의 왕, 어진
046 Eojin, the Embodiment of King

090 어진 봉안 공간, 진전
090 Jinjeon Hall, the Space for Enshrining the King's Portrait

140 어진 봉안용 회화
140 Royal Paintings Accompanied with the King's Portrait in the Royal Portrait Hall

152 진전 의례와 의물
152 Rituals Held and Ritual Objects Used in the Royal Portrait Hall

190 에필로그: 조선의 국왕과 어진
190 Epilogue: Kings and Royal Portraits of the Joseon Dynasty

192 부록
192 Appendix

200 도판목록
200 Plate Inde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