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42년, 적막 너머 따뜻한 풍경 끌어안기
겸허하고 신성한 ‘마음의 그림들’
마음 가난하고 적막한 사람들에게 바치는 아름다운 꿈

1974년 《현대문학》 등단 이후 오랜 세월 ‘초월’을 기본명제로 더 나은 세계 꿈꾸기를 일관되게 지향해 온 시인은 근년 들어 신과 자연, 자연이 함축하는 언어, 인간의 언어와 비인간의 언어 등 이 세계의 본질과 현상에 천착하면서 부단히 신성을 환기해 왔으며, 이번 시집은 그 연장선상에서 부드러운 서정적 언어로 한결 그윽하고 원숙한 경지를 펼쳐 보인다.

『따뜻한 적막』의 시편들은 자연과 어우러진 심상 풍경들을 겸허하고 신성한 언어로 감싸 안는가 하면, 적막한 현실 너머의 따스한 풍경에 다가가려 하거나 그 풍경들을 끌어당겨 깊이 그러안으려는 형이상학적인 꿈에 주어진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014년 겨울에서 지난해 가을까지 한 해 동안 쓴 시 가운데 69편을 골라 이번 시집에 4부로 나눠 실었다는 시인은, 마음을 내려놓고 비우노라면 적막마저 그윽해진다며 “이 조촐한 시집을 마음 가난하고 적막한 사람들에게 바치고 싶다.”고 말한다.

1947년 경북 의성에서 출생, 1974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자유시》 동인으로 활동했다. 시집 『그림자의 그늘』(1979), 『우울한 비상의 꿈』(1982), 『물 속의 푸른 방』(1986), 『안 보이는 너의 손바닥 위에』(1990), 『꿈속의 사닥다리』(1993), 『그의 집은 둥글다』(1995), 『안동 시편』(1997), 『내 마음의 풍란』(1999), 『이슬방울 또는 얼음꽃』(2004), 『회화나무 그늘』(2008), 『침묵의 푸른 이랑』(2012), 『침묵의 결』(2014), 육필시집 『유등 연지』(2012), 시론집 『여성시의 표정』(2016), 『대구 현대시의 지형도』(2016), 미술 산문집 『분지의 아틀리에』(1994), 저서 『가톨릭문화예술』(2011) 등을 냈다. 매일신문 논설주간, 대구한의대 겸임교수, 대구시인협회 회장,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등을 지냈으며, 대구시문화상(1986, 문학), 동서문학상(1996), 한국가톨릭문학상(2000), 천상병시문학상(2005), 대구예술대상(2008) 등을 수상했다.

1
미시주의, 또는_10
쇠북 소리_11
풍경 소리_12
한낮의 정적_14
바람과 나_16
허공의 점 하나_18
수평선_20
귀갓길_22
한겨울의 꿈 1_23
한겨울의 꿈 2_24
한 장면_26
겨울 점묘_28
눈길 1_29
눈길 2_30
늦겨울_32
유리벽_34
늦은 눈_36

2
대춘待春 1_40
대춘待春 2_41
어떤 평행선_42
참새와 벚꽃_44
이른 봄 아침에_46
이른 봄날_47
산길에서_48
봄바람_49
봄비_50
봄꿈_52
어느 날_53
푸념_54
오월 아침 한때_56
늦은 봄_57
꿈 깬 뒤_58
유월 한낮에_60
후렴_62

3
풀잎 이슬_64
나도, 그 별 하나도_66
배회_67
폭우 직전_68
장마 그치고_70
환한 아침_71
어떤 나들이_72
비련의 꽃-능소화_74
나쁜 꿈_76
주말 아침_78
외딴 빈집_80
달빛 연주_81
여름 낮잠_82
울릉도 향나무_83
오래된 주마등_84
등 굽은 소나무_86
요즘은 나 홀로_88

4
새와 나_92
독경 소리_93
따스한 그림_94
마을의 불빛_96
밤 숲길_97
술 친구_98
소크라테스에게_100
바커스에게_102
어둠 속에서_103
그 사람의 말_104
나의 들보_105
황혼의 비가_106
벌판에서_107
레테의 강_108
또 너 보고 싶어_109
이런 까치밥_110
상모재에서_111
지나가고 떠나가고_112

해설
나와 너 김인환(문학평론가)_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