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집』은 ‘신체 편력기遍歷記’다. 인간의 육신이 지닌 각 기관들 하나하나를 조명해 가면서 그 역할과 특징을 냉소적으로 혹은 역설적으로 설파해 간다. 말하자면 인간이라는 생명체에 대한 탐험기라고 할 수 있다.
부분이 전체를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유기체의 경우에 더더욱 그렇다. 수지침手指針이나 이침耳針등으로 몸을 다스리는 원리가 여기에 근거한다. 세포 한 알갱이 속에 수만 년 내려온 생명체의 DNA가 다 담겨 있다고 하지 않던가?
박승류 시인은 신체의 부분들을 통해 인간의 본질에 접근해 가려는 야심찬 실험을 이 시집을 통해 시도하고 있다. 『맷집』은 수많은 육신의 노래들로 이루어진 생명의 교향악이라고 할 만하다. 시단의 이목을 충분히 끌 만한 문제작이라고 생각된다.
? 임 보 (시인)

■ 시인의 말

비듬
대머리
머리
얼굴
실소失笑
눈
안경점
햇살검객
눈치
코
랩과 황사
입
구토
트림
입술
이빨 후비는 시간
혀
조개구이 파티
귀
목
어깨와 목
넥타이
팔
팔다리
손
손톱
가슴
등
허리에게
카드론
벽
벽시계
베란다
성냥갑 아파트
배꼽
뱃살
성기
오남용 학습
바바리맨의 탄생 경로
괄약근을 위하여
끼
맷집
피
털
땀1
아토피
잠
오, 헬스코리아
엉덩이
항문
방귀
똥
병원
다리
지하철, 5호선 광고
무릎
하지 정맥류
사이
구두
횡단보도

■ 서평 | 햇살검객을 위하여 - 이동훈(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