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기적 시대 속에서 나타나는 인물간, 사상간의 대립을 잘 드러내고 있다. 봉건적 의식 속에 있는 여주인공 박영채와 근대로의 흐름에 맞추어 변화하고 있는 이형식을 비롯한 등장인물들 간의 표면적, 내면적 갈등이 소설 전반에 흐르고 있다. 소설 속 인물들은 급격하게 밀려들어오는 외부의 문물과 새로운 기회의 확장으로 의식 전환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던 당시의 상황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부모가 정해주는 삶을 자연스럽게 수용한다는 점, 정절에 대해 절대적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 등 여주인공 영채는 과거의 관습을 그대로 따르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그런 주인공이 역경과 갈등을 거치면서 점차 근대적 인물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데, 기존 사회의 굴레에서 벗어나 여성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인간으로서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자의식의 변화는 다른 인물들에게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며, 이런 설정들을 통해 당시의 시대상과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삶을 생각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