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인> 저 | 도서출판 작은고래
그러나 한순간 뒤에 노자작의 노염에 불붙는 눈은 휙 돌아와서 아들의 얼 굴에 정면으로 부어졌다. “네게는 ― 네게는 ―.” 노염으로 말미암아 노자작의 숨은 허덕였다 ―. “네게는 아비가 그렇듯 노쇠해 뵈더냐!” 일찌기 호랑이 같은 재상으로서 선정(善政)에 학정에 같이 그 이름을 울리 던 노자작의 면목은 여기서 나타났다. 얼굴은 누렇게 여위었지만 거기서 울 려나오는 음성은 방을 드렁드렁 울리었다. …
적막한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