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20년 만에 내는 첫 시집이다. 이제 시의 물꼬를 트게 되었으니 봇물 터지듯이 콸콸 시를 쏟아내기를 빈다. 메마른 논바닥 같은 세상을 해갈해줄 시를 말이다. 변함없이 반성의 길을 걷는 불자로서, 거기에다 직관을 얹어 시를 쓰는 언어의 연금술사로서 전인식 시인이 후대인들에게 기억되기를 바란다.
― 이승하(시인 ? 중앙대 교수)


전인식 시인의 시집에는 윤회와 환생의 시간이 있다. 크게, 멀리 보는 안목이 있다. 깨달음의 환한 세계가 있다. “골짝 타고 내려오는 맑은 물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마음의 끝에, 푸른 하늘 아래 암자가 한 채 있다. 곳곳에 그리움의 오솔길이 있다. 나는 이 시집을 모든 생명 존재들이, 영혼들이 함께 어울려 사는 ‘경주 남산’ 같은 시집이라고 부르고 싶다.
― 문태준(시인)

■ 시인의 말

제1부

뱀, 나의 윤회
이를테면, 나는 돈오돈수로 늙는다
엿장수 원효
경주 남산
공동묘지
열반에 든 개똥참외
그대에게 가는 길
길 위의 잠
알밤 한 알
경주
어떤 이별
내 마음의 선사시대
해변의 묘지

제2부

극락암
새벽, 부석사
청암사
가을 운문사
텅 빈 절터
물속의 절
봉암사
정취암 화장실
향일암
네 발로 기어 다니는 스님
백률사
적멸보궁에 왜 왔을까
월정사 물소리

제3부

삼국유사 1
삼국유사 2
삼국유사 3
삼국유사 4
삼국유사 5
삼국유사 6
삼국유사７
삼국유사 ８
삼국유사 ９
그리운 호랑이 １
그리운 호랑이 ２
그리운 호랑이 ３

제4부

콩밭
사모思母
컴퓨터 속의 딸기
호박꽃에는
나물 파는 할매보살
세월을 파는 가게
유배지의 비
11월의 남촌마을
국립 경주박물관 실향민들
굿
그날 그리고 오늘
진달래가 가는 길
황소개구리
반성

■ 해설 | 이승하(시인 · 중앙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