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는 본디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선사상(禪思想)'을 '역설'과 '비유'로 설명하는 것이다. 따라서 '깨침'을 통해서만 다다를 수 있으며 언어로 이해한다는 것은 상당히 무리가 있다. 물론 화두 해설집으로 <벽암록> <무문관>에 그 풀이가 나와있긴 하지만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엔 무리다.

이 책은 이처럼 어려운 화두를 고등학생 정도라면 무난하게 읽을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인간의 본래 모습'과 '자연의 섭리' 이렇게 2장으로 구성되어 총 28개의 선문답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인간이 가장 고뇌하는 '자아상실'의 문제와 '자아와 자아를 둘러싼 환경의 인식'을 주된 테마로 하고 있다.

이 책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진지한 테마에 아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준다. 누구나 한 번쯤 산사에서 정신과 마음을 비웠으면 한다. 그러나 그럴 여유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로 하여금 읽는 동안 정신을 맑게 해주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한 번쯤 생각해 보게 한다.

1. 인간의 본래 모습
주인공을 부른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뚱이/ 산고양이와 소가 참된 진리를 안다/ 육긍대부가 남전선사의 관 앞에서 박장대소하다/ 많은 죽은 사람이 산 사람 하나를 따라가는구나!/ 옛 거울에 흠집이 났구나/ 1, 2, 3, 4, 5다/ 물 주전자에 물을 가득 채워라/ 내 마음의 고향/ 밭에 삽을 꽂고 채소 다듬는 칼을 들어올리다/ 설봉스님이 오산에서 깨닫다/ 너에게는 불성이 없구나/ 늑대와 들짐승의 마음이 평상심이다/ 자연으로 돌아가라(1)

2. 자연의 섭리
추우면 난롯가에 둘러앉아 불을 쬔다/ 화단 가득히 활짝 핀 작약꽃/ 뜰 앞의 측백나무/ 웃고 싶으면 웃어라/ 새 우는 개울가/ 녹채/ 채소밭에 물을 준다/ 눈은 옆으로, 코는 수직으로 붙어 있다/ 잘 때는 허리를 눕히고, 앉을 때는 허리를 세운다/ 가고 싶으면 가고, 앉고 싶으면 앉는다/ 무정물도 설법을 한다/ 계곡물 소리가 바로 부처님 설법이다/ 표주박은 꾸불꾸불하다/ 자연으로 돌아가라(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