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기록한 재일동포 1세들의 마지막 초상

식민지 백성으로서 온갖 차별과 핍박, 가난과 전쟁의 공포를 딛고 꿋꿋이 삶을 지켜온 재일동포 91명의 파란만장한 일생이 그대로 담겨 있다. 저자는 2001년부터 5년간 일본 전역을 찾아다니며 ‘재일동포 1세’들의 증언을 채록했다.

한국과 일본의 역사에서 소외된 존재, 더욱이 남북 이데올로기의 첨예한 대립이 그대로 옮겨진 민단과 조총련 사이에서 끊임없는 갈등과 반목에 부딪치며 살아온 그들은 언제부터인가 스스로를 자이니치(在日)라 부르고 있다. 일본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재일동포라는 말은 조국으로부터 타자화하는 의미로 읽히기도 한다. 그래서 그들은 스스로를 ‘자이니치’라 부르는 것이다. 이를 통해 그들이 조국으로부터 외면당하고, 또한 일본에서도 차별과 무시로 일관된 대우를 받으며, 양 국가 사이에서 표류하는 존재로 살아야 했음을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