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초기 영남 내륙전투에서의 전략과 전과를 보여주는 가 있다. 바로 반곡(盤谷) 정경달(丁景達)이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에서 겪었던 것들을 중심으로 기록한 일기이다. 이 일기는 1592년 4월 15일부터 1595년 11월 25일까지 기록한 것과, 1597년 1월 1일부터 1602년 12월 17일까지 기록한 것이 2책으로 묶여 있다. 그 표지는 ‘반곡유고(盤谷遺稿)’로 되어 있는데, 권7부터 권9까지 ‘건(乾)’으로 권10부터 권12까지 ‘곤(坤)’으로 된 2책이다. ‘건’권은 임진왜란 초기 선산부사(善山府使)로서 몸소 참전하며 겪었던 일을 중심으로, 수군통제사 이순신의 종사관으로서 여러 고을을 순행하며 군병의 독려, 군량의 조달, 둔전과 목장의 감독 등의 임무를 수행했던 것을 함께 기록한 전란일기이다. 1592년 4월 15일부터 1593년 7월 29일까지는 비교적 상세히 기록되어 있지만, 1593년 8월부터 1595년 11월 25일까지는 비교적 간단하게 기록되어 있는데, 이 후반부는 정약용이 산정한 것이 아니라, 정수칠 등이 다시 덧붙인 것임이 협주에 밝혀져 있다. 다시 말해, 수군통제사 이순신의 종사관으로서 정경달의 활약상은 후손들이 여러 문헌들을 참고하여 재구해 놓은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건’권을 역주하고 번역한 것이 바로 이 『반곡난중일기』(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