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이론과 노벨평화상
내가 SS이론에 대해서 말하면 대뜸 이렇게 묻는 사람이 있다.
“송 선생님, 한 번 연주할 때 오르가즘을 열 번 이상 올린다는 게 정말입니까?”
그럴 때 나는 기분이 언짢지만 꾹 참고 이렇게 답변한다.
“제가 만두집을 개업할 경우, 만두 솜씨에 자신이 없다면 만두집 이름을 ‘코스모스만두집’이나 ‘진미만두집’ 따위로 하는 게 좋을 것이고, 솜씨에 자신이 있으면 ‘송현만두집’이라고 하는 게 좋을 것입니다. 이처럼 제가 만약 조금이라도 거짓이 있다면, SS이론이라고 했다가 뒤늦게 들통나서 망신당할 짓을 왜 합니까? 저는 그렇게 어리석지 않습니다! ”
어떤 이는 이렇게 묻는다.
“송 선생님이 이책저책 보고 만든 것입니까? 경험이 뒷받침된 것입니까?”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것입니다.”
명기 K양과는 연주를 하는 것도 예술이고, 연주 때 나는 소리도 예술이었다. 우리만 듣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환상적인 연주였다. 이 멋진 연주들을 테이프에 담아서 영구보관이라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날을 잡아 몰래 연주실황을 녹음했다. 그녀에게 녹음한다는 것을 굳이 숨겨야 할 이유는 없었다. 그녀가 녹음 사실을 몰라야 순수한 실황을 녹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가 녹음을 의식하면 아무래도 부자연스런 연주가 될 것이기에 염려스러웠다. 그래서 녹음에 성공한 뒤 녹음 사실을 그녀에게 말했다. 그러자 그녀도 호기심을 갖고 한 번 들어보고 싶어했다. 우리가 연주한 실황녹음 테이프를 같이 듣는 동안 그녀도 아름답고 정교한 피아노 소리에 탄복했다.
이 테이프를 도서출판 명상 이영기 사장이 들어보고는 농담조로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나중에 책에다 이 테이프를 끼워서 팔면 대박 터지겠습니다!”
“글쎄요. 아무리 대박이 터진다 해도, 그녀에게 미안하고, 또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생길지도 모를 일 아닙니까?”
“그러긴 합니다만….”
후기를 쓰는 오늘 『스포츠 투데이』 홈페이지 검색 랭킹 2위에 내 이름이 올라 있다. 1위가 ‘소리바다’인데, 이는 사람이 아니니, 사람으로서는 내가 1위인 셈이다. 검색순위 인기를 거론 않더라도 우리 연구소로 독자 전화나 이메일이 오는 것을 봐도 내 글이 얼마나 인기가 좋은지는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사실 내 입으로 이런 소리는 안 하는 것이 좋을지 모르지만, 『스포츠 투데이』에 SS이론을 연재하는 데까지 곡절이 참 많았다. 평소에 나와 친한 A신문의 R기자가 자기네 신문에 연재를 하려고 애를 썼다. 그런데 무산되었다. 그 뒤에 Y신문의 O기자가 자기네 신문에 연재를 했으면 좋겠다고 결재를 올렸다가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그 뒤에는 전직 언론인 출신인 W선생이 추천하여 다른 신문을 노크했는데, 역시 흐지부지되었다. 세 군데 신문에서 이 글을 거절한 셈이다. 이런 숨은 사연을 생각하면 나는 지금 너무나 통쾌하다!
엊그제 우리시대 최고의 연극배우 장두이 선생과 이영기 사장과 나, 이렇게 셋이서 SS이론을 연극무대에 올리는 문제를 상의하였다. 장두이 선생이 「아빠는 파출부」라는 영화감독을 맡고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며칠 뒤에 그의 추천으로 S영화사 사장을 만났다. S영화사에서 SS이론을 영화로 제작하면 좋겠다면서 시나리오 집필과 영화감독 총지휘를 제의했다. 이런 일들은 내가 생각하지 못한 뜻밖의 일들이다. 과연 SS이론이 연극무대에 올려질지, 영화로 제작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런데 책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신문연재의 인기만 가지고도 이런 호의적이고 고무적인 반응이 인다는 것은 이영기 사장의 예측대로 대박이 터질 가능성이 매우 높지 싶다.
며칠 전 도서출판 명상 배인준 전무께서 이영기 사장과 내가 있는 자리에서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송 선생님, 어제 밤에 희한한 꿈을 꾸었습니다. ”
“어떤 꿈인데요?”
“SS이론 책을 사겠다는 군중들이 손에 만 원짜리 지폐를 한 장씩 들고, 우리 회사 앞에 줄을 서 있는데, 그 줄이 인사동 끝까지 이어져 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서로 책을 먼저 달라고 아우성치는 바람에 우리 출판사 앞이 아수라장이 되었고, 우리 회사 신명근 씨가 길다란 장대를 들고, 군중들을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뭣 때문에 이런 난리가 났나 하고 눈을 휘둥그레 하면서 다들 한마디씩 하더군요.”
“SS이론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책 사려는 사람이 저렇게 출판사 앞에 새벽부터 장사진을 치다니”
그러면서 배 전무는 이렇게 말했다.
“적어도 10만 부는 팔릴 것입니다! 대박이 터질 것을 예고하는 길몽입니다.”
옆에 있던 이영기 사장이 입가에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말했다.
“전무님, 대박 예고 길몽이 확실한데, 10만 부짜리 대박이 아니라 100만 부짜리 대박일 것입니다!”
광고기획팀에서 이 책 광고기획을 하면서 나를 ‘비유(比喩)의 황제’라고 했다. 황제란 말은 과장된 표현이고, 과분하긴 하지만 내가 평소에 말을 할 때나 글을 쓸 때, 항상 적절한 비유를 잘 활용하려고 무척 고심하는 것은 사실이다. 사실 비유의 황제는 내가 아니라 붓다나 예수 같은 분들이다. 비유의 매력 중에 하나가 듣는 사람의 수준에 따라 저마다 다르게 이해한다는 사실이다. 내가 비유법으로 섹스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내 글을 읽고 받아들이는 정도가 제각기 서로 다르다.
비유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내가 이 책을 적절한 비유법으로 썼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섹스 이야기를 이토록 오래 신문에 연재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 사이에 벌써 음란성 여부의 논란에 휩싸여, 연재가 중단되었을지도 모른다. 천만다행으로 내가 야한 이야기를 절적한 비유로 말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아무 탈이 없었지 싶다. 야한 이야기를 직설적으로 하면, 말하는 사람도 낯이 화끈거리고 듣는 사람도 민망할 것이다. 내가 적절한 비유법으로 설명하기 때문에 듣는 사람도 얼굴을 전혀 붉히지 않고 재미있게 읽는 것이다.
내 글을 한 회도 빠지지 않고 찾아 읽는다는 독자가 이렇게 말했다.
“송 선생님께서는 정말 비유를 재미있게 잘 하시는군요. 특히 ‘귀염둥이’니 ‘황금연못’이니 ‘독립문’이란 용어는 앞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전사’니 ‘객사’니 ‘전지훈련’이니 하는 용어들도 정말 재미있는 표현들입니다. 이런 말들이 머지않아 많은 사람들 입에 자연스레 오르내릴 것입니다….”
얼마 전에 구 아무개란 여자가 청소년들의 성 문제를 공론화하여 세간에 큰 관심과 화제를 뿌린 적이 있다. 사실 그분이 말한 것은 학교의 선생님들이나 학부형들이 대부분 다 아는 이야기들이었다. 그분이 아무도 모르는 새로운 이야기를 한 것은 없다. 다만 그분은 청소년의 성 문제를 공론화하는 데 큰 기여를 한 것이다. 그분이 청소년 성 교육에 큰 공헌을 한 것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그분이 청소년의 성 교육에 이바지했다면, 내가 만든 SS이론은 어른들의 성 교육에 적지 않게 기여하지 싶다.
언젠가 사석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 어려운 이야기를 누가 쉽게 풀어서 설명을 해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나는 농반진반으로 이런 말을 했다.
“상대성이론과 SS이론 중에 어느 것이 인류에게 더 큰 공헌을 할 것 같습니까?”
이런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자 좌중이 갑자기 썰렁해졌다. 아무래도 내가 한 말이 너무나 어이가 없다고 생각했지 싶다. 그래서 내가 보충설명을 했다.
“방금 상대성이론에 대한 설명을 들어도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상대성이론이 뭔지 아는 사람이 도대체 몇 명이나 되냐 하는 겁니다. 그리고 상대성이론이 우리 일상생활에 어떤 이로움을 주는지 아는 사람이 도대체 얼마나 되겠습니까? 물론 상대성이론이 우리네 생활 속에 간접적으로 이로움을 줄 것이라고는 생각합니다. 막말로 보통 사람은 상대성이론을 몰라도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만든 SS이론은 누구나 배우면 그날 당장 써먹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서로 빨리 배워서 한 게임에 10점 이상을 넣는다면 잠자리문화가 달라질 것입니다. 그리고 섹스 때문에 의기소침해 있는 많은 남자들, 섹스 트러블 때문에 가정불화가 일어나 고민하는 수많은 가정에 한줄기 희망의 등불을 비춰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러면 SS이론이 좁게는 가정의 평화에 기여하여 평화로운 가정이 많아지면 넓게는 세계 평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것 아닙니까!”
옆에서 내 말을 경청하던 이영기 사장이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말씀대로라면, 아무나 주는(?) 그 엉터리 노벨평화상 남는 거 있으면 선생님께 하나 드려도 되겠습니다!”
그러자 좌중에 폭소가 터졌다. 이영기 사장은 뼈 있는 농담으로 한 말이지만 나는 진담으로 한 말이다.
내가 섹스에 대한 글을 쓴다는 사실에 대해서 오해하는 이들이 더러 있다. 그들은 글을 찬찬히 읽어보지도 않고, 막무가내로 오해하고 있다. 시인이면 시나 쓰지, 동화작가면 동화만 쓰지 왜 섹스 이야기를 쓰냐는 식이다. 이런 웃기는 짜장들이 적지 않다. 내가 성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틀렸다거나, 왜곡해서 말한다거나, 과장해서 말한다면 그 잘못에 대한 비판은 고맙게 수용할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 웃기는 짜장?짬뽕들은 막무가내다. 성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체신 없는 짓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정말 한심한 인간들이다! 아니, 성은 인간의 2대 욕망 중 하나 아닌가! 그리고 성 에너지가 생명 에너지 아닌가! 인간에게 두 번째로 중요한 부분 아닌가! 이 중요한 부분을 공부하고, 탐구하여, 소중하고, 아름답고, 가치 있고, 즐겁게 사용하는 것이 더없이 중요한 일 아닌가!
SS이론을 처음 말할 때는 나는 참 외로웠다. 나를 지지하는 동지가 몇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송현 팬클럽」이 생긴 것만 봐도 나를 지지하는 동지가 전국적으로 엄청나게 많아졌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었다. 그래서 이제 나는 이 책을 통해서 한심하고 위선적인 인간들에게 전면전을 선포한다! 내가 자신 있게 전면전을 선포하는 것은 이번의 신문연재를 통해서 그야말로 열화와 같은 성원과 격려를 보내준 독자들을 믿기 때문이다.
이 책이 집집마다 전화번호부처럼 한 권씩 꽂혀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그날이 오면 이 땅의 술집 풍속도가 바뀔 것이고, 음란퇴폐업소의 판도가 바뀔 것이다. 연주에 자신감을 가진 송강쇠들은 퇴근 후에 이 술집 저 술집 배회하지 않을 것이고, 밤이 무서운 불쌍한 동포들도 줄어들 것이고, 멋진 연주를 하고 나면 집집마다 아침이면 된장 뜨러 가는 주부의 발길이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제1장 10번의 오르가슴
1. SS이론이란?
2. 오르가슴이란 낱말이 없다
3. 한글타자기 발명가와 콘돔
4. 사타구니에서 울리는 종소리
5. 콘돔을 대학 입학선물로 준 까닭
6. 여자친구의 간절한 부탁
7. 혼숫감보다 더 중요한 섹스 공부
8. 첫 골 한 골이 열쇠다
9. 세계 최고의 제비
10. 내가 섹스를 하는 다섯 가지 이유
제2장 SS이론의 출발점
1. 라즈니쉬와의 만남
2. 제주도 동정제
3. 내가 만든 섹스 침대
4. 내가 만든 섹스 병풍
5. 내가 만난 명기
제3장 비전하느냐, 공개하느냐?
1. 많은 사람들이 성을 잘 모른다
2. 커피포트에 물이 끓는 것을 보고, SS이론을 생각했다
3. 나의 귀염둥이
4.‘콜럼버스’식 달걀 세우기와 ‘송현’식 달걀 세우기
5. 성을 위한 성
6. SS이론을 배우는 자세
7. 송강쇠의 역할
8. 비전하느냐, 공개하느냐?
9. 진명 씨 아내에게 할말 있다
10. SS이론이 왜곡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