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에서 법(la Loi)이라고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특수성’의 범주에 반대되는 ‘보편성’의 범주에 해당되는 것으로 간주된다. 만일 법의 적용이 항상 가능하다면 그러한 법의 보편성은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이다. 이때 보편성은 특수성에 결코 반대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만일 문화가 법의 순간적인 무기력에 대응할 수 있는 문화적인 보완수단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 우리는 법의 작동과 관련된 결정적인 질문 하나에 직면하게 된다. 어떻게 법적 보편성의, 확실성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무질서의 근심을 줄이기 위해 특별성의, 불확실성의 힘들을 지속적으로 제어할 것인가? 이와 관련하여 인류사회는 천재적인 문화체계를 발명했는데, 그것이 바로 ‘터부’이다.
- 본문 중에서

정치학자(정치사상 전공). 현재 한서대학교 국제협력전공 교수로 있다. 불어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에서 서강대 불어불문학과에 입학했고, 그곳에서 구조주의 철학의 아버지 레비스트로스를 만났다. 『슬픈 열대』를 마치 한 편의 멜로드라마처럼 읽었으나 그것이 우리의 ‘현실(치고받고 싸우는)’을 설명하는 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이후 동 대학 정치외교학과 대학원에 입학하여 그의 구조주의(가족)이론을 정치학적으로 비판하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구조주의에 대한 매력을 바탕으로 프랑스로 유학하였고, 파리8대학에서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 인식론에 대한 정치학적 비판」으로 정치학(정치사상)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프랑스 및 한국의 정치사상을 연구하고 있다.

머리말 레비스트로스의 『야생의 사고』 비판을 위하여 008


제1편 차이의 체계와 문화적 상상력 017

제1장 문화적 상상력 019
‘신/인간’의 차이 019
문화적 상상력의 세 양태 022

제2장 금지체계와 터부 032
십계명과 금지체계 032
‘터부’의 발견 037
터부에 대한 이론화 시도 040
‘불가해성/가해성’의 문화적 상상력 044


제2편 터부의 원리 051

제3장 터부와 종교적 세계관 053
신성과 터부 053
뒤르껭, ‘신성’을 정의하다 056
종교적 터부의 원리
- ‘신성/세속’의 절대적 이항대립 060

제4장 터부와 비종교적 세계관 066
‘순수’의 문화적 상상력 066
‘불순’의 문화적 상상력 070
비종교적 터부의 원리
- ‘순수/불순’의 절대적 이항대립 073

제5장 터부와 문화적 상상력 077
터부의 유형들 077
종교적/비종교적 세계관의 한계 082
‘불가해성/가해성’의 문화적 상상력 090


제3편 터부와 의례의 상관관계 095

제6장 의례의 원리 097
의례적 위반과 비의례적 위반 097
의례의 기능 - 성화와 속화 100
의례과정 - 전이, 제거, 질적 전환, 상징 부여 107
의례의 목적 - 위상의 역전 118

제7장 아버지를 살해한 ‘아들들’의 사회 123
프로이트의 『토템과 터부』 123
어느 날 문득…… 126
토템터부와 토템공희 131


제4편 레비스트로스를 넘어서 135

제8장 레비스트로스의 명목론 137
‘토템적 허상’과 차이의 체계 137
토테미즘과 카스트제도, 혹은
레비스트로스의 변형이론 143

제9장 『야생의 사고』, 혹은 명목론적 허구 149
터부, 의례 그리고 야생의 사고 149
명목론을 넘어서 153


결론 161
에필로그 165
참고 문헌 167
찾아보기 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