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임과 열정만이 세상을 바꾸는 때다. 그러다보니 말에서도 명사보다 동사가 더 대접받는다. 꿈틀꿈틀 대는 세상에서 철학이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어떻게 해야 철학이 움직일 수 있을까? 철학은 사변을 거쳐 무엇인가를 추상화하고 개념화한다. 그래서인지 늘 차가운 기호로 바뀌어 우리 곁에 있었다. 철학과 생활 사이의 분리를 어떻게 메울까?
철학이 삶을 만나는 데에서 실패하고 있는 이유는 삶에서 철학을 읽어내지 않고 철학으로 삶을 읽어내려 한다는 데 있다. 삶이라는 재료 속에 철학이 있고, 삶 속에 철학의 생기가 있는 것이다. 일상의 삶 속에는 이미 철학이 숨 쉬고 있다. 다만 우리는 무심코 지나치며 살 뿐이다. 그러기에 생활은 ‘숨겨진 철학’이다. ‘철학하기’는 생활 속에 묻혀 있는 철학적 요소를 밖으로 캐어내는 활동이다.
《텍스트로 철학하기》는 삶의 밑바닥에 있는 것을 밖으로 끌어내는 ‘철학하기’를 ‘읽기－말하기－쓰기’라는 구성으로 접근한 독특하고 도전적인 철학 교양서이다.
‘텍스트로 철학하기’ 시리즈는 1편 고독, 2편 성장, 3편 죽음으로 되어 있다. 고독으로 출발하여 성장을 거쳐 죽음으로 마무리된다. 누구나 홀로 태어나 자라며 살다가 죽는다는 데에서 착안했다.
이 세 가지는 일상에서 시시각각 대면하는 실존적인 사항이다. 사람이 많은 데에서도 문득 외로워지고, 시도 때도 없이 자기를 키워야 하며, 사랑에 실패하여 죽도록 괴로울 때도 있다. 우리의 삶 속에서 끊임없이 삶을 규정하고 움직이게 하는 테마들이다. ‘텍스트로 철학하기’는 텍스트 읽기(그리고 해석 방법)―말하기―쓰기의 순서로 진행된다.

일러두기
머리말 <고독> 돌파하기
등장인물 소개

1장 고독 깨닫기
T: 갑을고시원 체류기
R: 주인공은 왜 외로움을 느끼나
S1: 우리는 왜 문득 외로움을 느끼나
W1: 말이 나의 몸을 외롭게 한다
S2: 누군가를 보았을 때 그에게서 왜 외로움을 느끼나
W2: 똥마려운 검사님을 보는 나는 외롭다

2장 고독 마주하기
T: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R: 로민슨에게 고독은 어떻게 다가왔나
S1: 고독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나
W1: 노랑과 파랑 사이에 고독의 색깔이 있다
S2: 고독은 어떻게 인간을 거듭나게 하나
W2: 고독은 참된 타자를 경험하게 한다

3장 고독 드러내기
T: 레옹
R: 레옹은 어떻게 고독을 드러내나
S1: 감추어진 외로움은 어떻게 드러나나
W1: 외로움은 황혼녘에 날갯짓한다
S2: 외로움에서 벗어나게 하는 대상은 어떻게 바뀌나
W2: 갈등은 고독을 유혹한다

4장 고독 이기기
T: 캐스트 어웨이
R: 척은 어떻게 고독에서 벗어나나
S1: 인간은 왜 고독에서 벗어나려 애쓰나
W1: 타인의 시선을 통해 나는 내가 된다
S2: 사물이 어떻게 인간을 고독에서 벗어나게 하나
W2: 사물은 나를 배반하지 않는다

5장 고독의 힘
T: 지하생활자의 수기
R: 지하생활자에게 고독은 왜 힘인가
S1: 혼자이면서 외롭지 않을 수 있나
W1: 표현은 고독을 넘어선다
S2: 어떻게 ??대로 혼자 있나
W2: 타인의 시선은 독이다

에필로그
저자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