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영언』, 『가곡원류』와 함께 조선 시대 3대 시조집으로 꼽히는 『해동가요』의 핵심 작품 97수를 골라 소개한다. 고려 후기부터 조선 후기까지 항간에 널리 불리던 노래들을 모아 엮었다. 임금부터 사대부, 가수, 어부, 아전, 왈짜, 기생, 무명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들이 부른 노래는 당시의 사회와 사상, 문화를 그대로 보여 준다. 본문에는 2개 이상의 이본에 중복되는 주요 작품을 골라 소개하고 부록에서는 각 이본들에만 나타나는 특징적인 작품을 소개해, 이 책 하나로 『해동가요』의 여러 이본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그간 교과서 등을 통해 친숙한 황진이, 정철, 윤선도의 시조는 물론, 평범한 서민들의 재치가 빛나는 여러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해동가요서(海東歌謠序)
1. 초중대엽(初中大葉)
2. 이중대엽(二中大葉)
3. 삼중대엽(三中大葉)
4. 북전(北殿)
5. 이북전(二北殿)
6. 초삭대엽(初數大葉)
7. 이삭대엽(二數大葉)
1) 열성어제(列聖御製)
있으렴 꼭 가야겠느냐
청석령 지났느냐
2) 여말(麗末)
흰 눈이 잦아진 골에
강호에 봄이 드니
3) 본조(本朝)
까마귀 눈비 맞아
이 중에 시름없는 건
두류산 두 갈래 물을
우부도 알며 하거니
창오산 성제 넋이
어버이 살아 계실 때
구곡은 어디냐
북쪽 하늘 맑다기에
노래 만든 사람
천지로 장막 삼고
질가마 깨끗이 씻고
산수 간 바위 아래
바다에 가을이 드니
자네 집에 술 익거든
우리 몸 갈라 난들
초당에 깊이 든 잠을
임이 생각하시매
감장새 작다 하고
옥에 흙이 묻어
간밤 오던 비에
대동강 달 밝은 밤에
내 집이 백학산 속
자규야 울지 마라
세차고 크나큰 말에
헌 삿갓 짧은 도롱이
성진에 밤이 깊고
늙어서야 만난 임을
가을 타작 다 한 후에
대장부가 공을 다 이루고 은퇴하여
뭇 봉황 모인 곳에
압록강 해 진 날에
말하면 잡류라 하고
버들 푸른 봄 석 달을
굴레 벗은 천리마를
내 몸에 병이 많아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송정 달 밝은 밤에
제도 대국이요
어이 얼어 자리
큰 솔로 배 만들어
솔이라 솔이라 하니
북두성 기울어지고
글과 칼을 못 이루고
엊그제 덜 괸 술을
높은 곳에 올랐다 하여
먹으나 못 먹으나
화개동 북록 아래
해동가요발(海東歌謠跋)

부록
박씨본
봄바람에 꽃이 피고
진회에 배를 매고
두어도 다 썩는 가슴
일천 주 심은 나무
어젯밤도 곱송그려 새우잠 자고
내 집이 기구가 없어
눈아 눈아 얄미운 눈아
술이라 하는 것이
모든 강이 동해로 가니
금술동이에 술 떨어지는 소리와
창밖엔 한밤중에 가랑비 내리는데
오동에 떨어지는 빗발
청조야 왔구나
일석본
오동에 달이 뜨고
복사꽃은 무슨 일로
솔숲에 눈이 오니
자다가 깨어 보니
족제비털 붓 반 동만 풀고
바람 불어 쓰러진 산 보았으며
북두칠성 모이신 앞에
병풍에 앞니 자끈동 부러진 고양이 그리고
각시네 외배미 논이
옥 같은 임을 잃고
대추 볼 붉은 가지
산중의 사향노루가
댁들이여 봉박이 수저 사오
앞 논에서 올벼 베어
전 없는 놋쟁반에
주씨본
서울 최고 벗님들아
노래같이 좋고 좋은 것을
늙도록 미덥기는
재 너머 시앗을 두고
꾀꼬리 날려라
지저귀는 저 까마귀
청령포 달 밝은 밤에
관청에 관리 없고
소문난 이별 서러운 중에
한가할 때 홀로 앉아
한벽당 좋단 말 듣고
중과 승이 첩첩산중에서 만나

작품 찾아보기
해설
엮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