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글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로봇 콤비 R2D2와 C3PO이다. 작지만 똑똑하고 충실한 R2D2와 키도 크고 착하지만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C3PO의 캐릭터 디자인은 어떻게 해서 나오게 된 것일까? 이 책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로봇 캐릭터들의 디자인을 분석하면서 그 영화의 그 로봇이 그렇게 생길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을 찾아가고 있다.

2. 저자 소개
구신애
현 SK 커뮤니케이션즈 CDO 소속(사용자 경험 전문가). 한동대학교 산업정보디자인학부를 졸업한 후, KAIST 문화기술대학원 디지털 스토리텔링 & 코그니션 랩 연구원으로 재직하였고,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KAIST 디지털 스토리텔링 & 코그니션 연구실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문화 컨텐츠 진흥원 프로젝트 <혜초>에 참여하고, 최초의 소설 홈페이지 <혜초>를 제작·기획했다.

3. 본문 소개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 터미네이터와 T-800, R2D2와 C3PO, A.P.U와 센티넬은 영화의 마니아들에게 다양한 크기의 피규어로 제작되어 팔려 나가 영화 산업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이를 두 배, 세 배로 성장시키는 결과를 이끌어 내었다. 이러한 SF 영화 속 세계 속에는 낯선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단지 영화 속에만 존재하는 가상의 캐릭터들은 ‘배우’ 이상의 신비한 매력을 갖게 된다. 특히나 로봇 또는 인조인간의 형태로 태어나는 캐릭터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누구나 좋아하는 배우 하나쯤은 갖고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수많은 영화에 다양한 모습과 캐릭터로 등장하는 배우들과는 달리 단 한 편의 영화 속에서만 존재하는, 실재하지 않는 인조인간과 로봇의 유일무이성은 배우의 다면적인 모습에 비해 오히려 인간적이며 실재적으로 느껴질 정도이다. 때문에 배우가 아닌 캐릭터에 대한 애착은 배우들에 대한 그것을 뛰어넘는다. (3-4쪽)

영화 속 로봇의 디자인이 결정되는 첫 번째 요소 역시 ‘크기’이다. 영화의 세계관과 예산에 따라서 <트랜스포머>의 오토봇과 같은 대형 로봇을 만들 것인지, 아톰과 같은 소형 로봇을 만들 것인지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누구와 함께 어떠한 환경에서 존재하느냐에 따라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디셉티콘은 오토봇의 적수로 등장한다. 관객들은 영화가 한참 진행된 후에야 어느 것이 오토봇이고, 어느 것이 디셉티콘인지 헷갈릴 수밖에 없었는데 이는 오토봇과 디셉티콘 모두 자동차의 변신 로봇이며 같은 크기와 디자인 콘셉트를 가졌기 때문이었다. 관객들은 모두 알고 있다, 오토봇이 최후의 승리자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그렇다면 오토봇을 아톰처럼 작고, 약하게 만들었다면 더욱 극적인 승리를 할 수 있었을 텐데 어째서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평균 신장은 그리도 똑같아야만 했을까? (29-30쪽)

영화 속 로봇들의 디자인이 끝없이 재활용되는 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더 이상 성공을 보장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픽사의 3D 애니메이션 <월-E>는 더 노골적인 모방, 즉 패러디를 통해 재미있는 장난을 치는데 성공했다. 먼저 주인공인 로봇 월-E를 통해 <조니 5 파괴 작전>의 ‘조니’의 디자인을 재현하는 데 성공한 제작자들은 픽사의 최대 주주인 스티브 잡스와 애플 사를 영화 속에 녹여내기 시작했다. 월-E의 전원을 켜면 맥북(MacBook)의 부팅 소리가 들리고, 월-E가 사랑에 빠지게 되는 또 다른 로봇 이브는 애플의 대표 상품인 아이팟을 연상시킨다. 이 밖에도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로봇 할(HAL)의 극 중 역할과 디자인, 카메라워크까지 재현한 우주선의 로봇은 단순한 모방을 넘어 훌륭한 오마주 워크였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흥행에도 크게 성공하였다. (52-53쪽)

프롤로그
로봇 그리고 로봇이 아닌 로봇
로보소피(robosophy)
로봇 디자인 실전 문제
로봇의 미술사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