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우리들의 글과 인생은 이런 고독과 수고가 진주처럼 영롱하게 창조되어 가는 순환의 고리인지도 모른다. 오늘도 도마 위에 여름이 선물한 풋풋한 열매들을 올려놓는다. 더 가늘게 채 썰어 형형색색 퍼지는 그 은은한 향기와 진액이 물씬 풍기는 달콤함을 깊이 맛보기 위해서…” -프롤로그 중-

“아무리 보아도 보아도 사랑스러운 마음이 있다.
그 사랑은 어디에서 왔을까. 너무너무 귀해서 도마에 올려놓을 수가 없다. 그래도 잘게 썰어 사랑의 원천을 찾아내 보자. 그것은 두부처럼 연약한 것 같지만 부드럽고, 계란처럼 금방 깨질 것 같지만 속은 꽉 찬 아름다움이 들어 있다. ” -p.202-

내 마음을 보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땐 <마음을 베어내 가는 채를 썰다> 를 읽어보자. 지난 일들을 추억하고 한번 더 곱씹어보는 것은 마음을 다채롭게 장식해준다. 추억, 고찰, 행복 세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41개의 글이 그 역할을 한다. 천천히 41개의 글을 맛보며, 마음을 꺼내 도마위에 올려보자. 그리고 발견한 사랑의 원천으로 또 다시 건강한 씨앗을 심어보자.

프롤로그

1부. 추억, 삶을 되짚어보다
주부(主夫)의 일생
신체발부(身體髮膚) 수지부모(受之父母)
추억이 구속되다
그래, 인생은 단순한 거야
저녁 바람이 부드럽게
동네 꼬마 녀석들 추운 줄도 모르고
슬픔은 노을처럼 붉게 물들고
상실의 후유증
맛과 삶을 훔쳐 가는 동행자, 네 이름은 불청객
기억과 망각, 그 신비를 품은 경이로움에 대하여
어머님이 가꾸신 푸른 시골을 따며
추억의 길목을 돌아

2부. 고찰, 인생을 들여다보다
육갑(六甲)을 떨다
글풀이를 해댔다
내 것을 훔쳐가다니
커피 한 잔
만족(滿足)하십니까?
내 마음의 의자엔 누굴 앉힐까
겨울이 지나간 그 자리에
어둠의 침입자, 하얀 군대
사람이 꽃보다 더 향기롭다
세월, 그 무정함에 대하여
회귀본능(回歸本能)
어떤 할아버지
여행단상
신조어를 통해 본 우리의 자화상
에라토스테네스가 소환한 세구
사고(思考)의 기능을 상실한 현대인들

3부. 행복, 곁에 자리 잡고 있는 것.
왜, 우리는 행복하지 않을까?
행복한가? 당신의 행복지수는?
BC와 AD
마음을 베어내 가는 채를 썰다
가장 강한 자, 너의 이름은?
마음이 하산한다는 것
봄, 그 사랑이 남겨진 에세이
그곳엔 고라니 부부가 살고 있었다.
낙엽, 떨어지는 그들에게도 작은 희망이 있으니
시린 추위는 아름다운 눈꽃을 만들고
기가 막힌 수렁에서 건져 올린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