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선이는, 채선이는 내가 내가 감옥엘 들어가면 또 기생으로 나가겠지?”
하고 눈물이 그렁거리는 눈을 나에게로 돌리겠지요. 내 속을 알아채었나 보다하고 가슴이 뜨끔하였으되 놀아먹은 보람이 있어서 담박에,
“흉업게스리 그게 무슨 말씀이야요?”
하고 질색을 하였습니다.
“아니야, 내가 감옥엘 가면 채선이는 또 기생에 나가서 뭇놈의 사랑을 받을 거야.”
감옥에 간단 말이 조금 안 되었지만 속으로는 암 그렇지 하면서도 입 밖에 내어서는,
“그럴 리가 있겠어요? 설령 나으리가 감옥에 간다손 치더라도 내야 당신 사람이 아니야요? 왜 또 기생에 나가겠습니까? 댁에 가서 행랑방 구석으로 돌아다닐지라도 나으리의 나오시기만 기다리지요.”
라고 꿀을 담아 붓는 듯한 마음에 없는 딴청을 부리었습니다. 이 말에 그이는 매우 감동된 모양이었습니다. 바싹 다가들며,
“그게 참말이야!”
“그럼 참말 아니구.”
“그래, 내가 감옥엔 가도 수절을 하고 나를 기다리겠단 말이야?”
“그럼 수절하구말구.”
천연덕스럽게 꼭 그리할 듯이 딱 끊어서 대답을 하였으되 속으로는 수절이란 말이 어째 ‘춘향전’이나 읽는 듯해서 우스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