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령 ‘송 첨지’라 하면 얼른 듣기에 ‘복덕방’이라는 휘장 앞에 긴 걸상 놓고
딱선부 채 딱딱거리며 곰방대 물고 멀찐멀찐 행인들을 바라보고 앉아있는
중로(中老)의 집주름쯤으로 여기기 쉬울 것이나, 내가 지금 적고자 하는 송 첨지는
좀 모양은 없으나 단장도 짚고, 일본 말은 무론 영어도 제법 하고, ‘송 주사’라든가
‘송 선생’이라든가 하여야 빨리 인식될 종류의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