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요?”
“창수가 제대가 된다네나. 삼월 그믐이나 사월 초생께는 발령이 난다네.”
“양력이겠지요?”
“암, 그럼 양력이지 지금 세상에 음력이겠나. 오늘이 스무날이니까 이제 한 열흘 남았군 그래.”
“그래, 그 말밖에 없습니까요?”
“안부하구, 제 놈두 튼튼하니 다행이라구 그랬군.”
“그밖엔 아무 말두 없는가요?”
“없는데?”
“어떡할 작정인구, 저 자식이….”
“뭘 말인가?”
“그래, 제대해가지군 어떻게 한단 말 한마디두 없던가요?”
“아따, 이 사람. 그야 나와 봐야 할 게지. 지금 뭐 취직이 그리 쉬운 줄 아는가!”
“집으루 오겠다구두 안 그랬습니까?”
“원, 저런 멍추가 있는가. 제대한 녀석이 지금 집으루 오지 딴데루 갈라구. 뭐 그런 말까지 편지에 써야 하는가. 거 천치 소리 그만 하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