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7년 《위어드 테일즈》에 실렸다. 자극적인 공포보다는 공포의 근원을 일깨우는 목적에 충실한 작품으로, 스토리가 산만하지 않고 단일 효과와 구성을 취하고 있어서 러브크래프트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1970년 NBC 방송의 텔레비전 시리즈 <나이트 갤러리>를 통해 방영됐고, 칠레에서 《질리언 고딕》(2000)이라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위대한 화가 리처드 업턴 픽먼이 사라졌다. 경찰은 단서조차 잡지 못하고 사건은 오리무중이다. 왜 그와 절교했는지 캐묻는 친구 엘리엇에게 서버는 결국 비밀을 털어놓는다. 하지만 그것은 진실일까? 아니면 망상일까? 서버는 혹시 미친 게 아닐까? 픽먼을 살해하고 횡설수설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지만 그의 증언은 너무나도 구체적이다. 픽먼은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악의 근원인 게 맞다 싶어진다. 그가 이 세상에 뿌릴 악을 생각하면 무서워서 얼어붙을 지경이니까. 일단 잡으면 놓을 수 없다. 러브크래프트 특유의 거대하고 음산하고 아이러니한 정서가 팽팽하게 신경을 잡아당긴다.

픽먼의 모델
Pickman’s Mod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