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남명 조식은 정암 조광조, 퇴계 이황, 율곡 이이, 서산대사, 사명당 등과 동시대의 인물이다. 한양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의 임지를 따라 생활하다 합천에서 장가들어 그곳에서 처가살이를 했다. 지금시대라면 흉이 되지만 임진왜란 이전엔 보편적인 관습이었다.

이율곡의 아버지 이원수도 파주가 본향이지만 강릉처자 신사임당과 혼인하여 강릉에 살게 되어 그의 아들 율곡 이이를 오죽헌에서 낳았다. 허난설헌의 남편 김성립도 한양사람이지만 허초희와 혼인하여 강릉에 살았다. 그녀가 허난설헌이다.

남명 조식은 조선개국 이래 가장 혼란스러웠던 시대를 살았던 사람이다. 문정왕후의 뒷배를 업은 파평윤씨 대윤과 소윤이 나라를 분탕질하여 관직이 매매되고, 직책을 사들인 고을 수령들은 임기동안 본전 뽑기 위하여 백성을 수탈하고 먹고살기 힘들어진 백성들은 깊은 산으로 들어가 화전을 일구거나 도적이 되었다. 대표적인 산적이 임꺽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