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들은 13살이 되면 성년식을 해. 성년식 주인공은 1년 전부터 ‘내가 누구인가’라는 정체성을 고민하고 책임 있는 성인으로 살아가는 다양한 훈련을 받아. 성인식 당일에는 자신이 앞으로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인생 계획을 하객 앞에서 당당히 발표해. 하객들은 마치 결혼식에 온 것처럼 축의금을 내고 그 돈은 10년 후 아이가 세상에 나가 본격적으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할 때 쓰여.<br /><br />엄마가 너에게 성년식을 하자고 제안했지? 너는 우리나라 문화와 현실을 생각해 볼 때 스무 살도 아니고 열세 살 성년식에 참석해서 축의금까지 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라고 했지. 그래서 실제로 성년식을 하지 않더라도 할 것처럼 준비해보자고 했지.<br /><br />얼마 전 독립 100주년 기념 전국 영어 말하기 대회를 준비하면서 본선 진출이 결정된 것처럼 연습했듯 말이야. 네가 흔쾌히 수락해줘서 기뻤어. 아이와 함께 성년식 준비하면서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br /><br />엄마는 네가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꾸려나갈 수 있기를 바라. 학교에 다니는 것과 상관없이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고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나서기를 지금도 바라고 있어.<br /><br />우리는 세상의 모든 것을 몸소 체험할 수는 없기에 책을 통해서 배우길 바랐고 함께 여행을 다니고 무엇보다 끊임없이 대화했지. 수다를 떨 듯이 재밌고 가볍게 대화를 이어 갔지만 그 속에는 항상 서로 전달하고자 하는 중심어가 있었잖아. 예를 들면 경청, 배려, 융합, 협업 등 살면서 꼭 필요한 지혜말이야<br />.<br />‘어려운 말 쉽게 하기, 가랑비에 옷 젖듯이!’가 너와의 대화 속에서 지켜지는 원칙이었지. 꼭 필요한 지식이나 지혜는 네가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독서량이 풍부하고 다양한 책을 읽는 아이지만 가끔은 엄마조차 몇 번을 읽어야 충분히 이해되는 텍스트가 무척 많아 쉽게 바꾸어 수다 떨 듯이 전달하고 곧바로 피드백 받았지.<br /><br />네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지 생활에 적용 가능한지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이야기인지 여러 방향으로 이야기했지. 그리고 함께 실천했어. 네가 원하는 삶을 들어주고 스스로 준비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기다렸지.<br /><br />부모의 역할은 거기까지인 것 같아. 삶의 길은 여러 가지이고 어떤 길을 선택하든지 그 속에는 반드시 행복이 기준이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스스로 결정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