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해 방인근(春海 方仁根, 1899∼1975)은 한국근대문학사 최초의 문학전문지 ??조선문단??의 편집인이면서 자신도 정확히 알지 못할 만큼 많은 양의 소설과 수필 외에도 무려 9편의 희곡을 발표한 작가이다. 한국희곡사를 검토해 보면 9편의 작품을 남긴 작가는 그다지 많지 않다. 더욱이 그의 희곡은 유사한 소재를 다룬 여타 희곡과 연속하여 다루어야 할 지점도 있고 당대의 전형적 캐릭터에 근접한 흥미로운 풍속사적 요소도 내장하고 있다. 아울러 방인근은 자신의 희곡으로 공연을 올리기도 했고 순회공연을 하기도 했으며 다수의 라디오 방송극, 라디오 낭독소설 등을 창작, 발표하였다. 해방 후에는 춘해프로덕션을 설립하여 영화제작에 뛰어들기도 했다. 이 모든 문제들을 제대로 해명하려면 아마도 방대한 프로젝트가 필요할 것이다.
본서는 우선 그간 학계에서 한번도 제대로 조망한 바 없는 방인근 희곡에 대한 연구와 자료의 1차적 정리했다. Ⅰ부는 극예술 연구와 관련하여 알아두어야 할 필요가 있는 방인근의 활동내용이다. 방인근이 연극과 공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서 특히 해방 전까지의 활동을 집중해서 정리하였다. 연보의 경우, 해방 이후는 단행본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각 대학의 소장본과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등의 소장자료, 기존 연구논문 등을 기반으로 정리한 것으로서 그간 발표된 그 어떤 논문, 학술서보다 자세하고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Ⅱ부는 방인근 희곡의 특징에 대한 연구이다. 방인근의 주요 희곡은 방인근이 기독신보에 재직하던 시절에 집필된 것이며 그 즈음의 여타 희곡 또한 기독교적 세계관 내에 소재한다. 이들 작품은 유사한 소재로 변주되는 시발점이 되거나 금주운동 등 교계의 주력 이슈가 확산되는 중간지대에 위치해 있다. 태생의 명랑성을 기반으로 불평하는 놀이꾼의 해학과 기지의 감수성이 어떻게 틈틈이 끼어드는 시정성 속에서 작동하고 있는가를 살폈다.
Ⅲ부는 희곡자료이다. 기독신보에 실린 작품은 일단 찾아보기가 너무 어렵다. 산재한 여타 희곡의 경우도 접근성이 그리 좋지는 않다. 무엇보다 수월하게 작품을 접할 수 있어야 본서의 주장이나 해석이 다음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확인되는 방인근의 희곡 9편을 본서에서 수월하게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