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 않고 걸었으나 결국 무엇도 되지 못하여? 무엇도 될 수 있는 글들을 기록했습니다. 제게 글을 쓰는 일은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기록하고, 미래를 기약하는 일입니다. 한 시절을 갈무리하며, 꿈과 사랑과 사람을 얻으려 애쓰던 이십대 어느 날들에 쓰인 기록을 엮습니다. 이 기록들은 잠이 오지 않던 밤과, 홀로 걷던 쓸쓸한 길과, 사랑하는 이들의 뒷모습과, 행복 뒤로 남은 상실과, 그럼에도 다시 웃게 되는 풍경들과 함께 더불어 썼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무엇도 되지 못한 글들이므로,? 시도, 노래도, 낙서도, 편지도, 일기도, 모두 될 수 있습니다. 오늘 당신의 기분에 어울리는 그 무엇으로 읽힌다면, 오늘은 조금 덜 쓸쓸하겠습니다.

1부. 상실의 습관 걷다 침묵의 유년 물집 삶이 영화라면 슬픔의 장기 문상 생채기 플랫폼 히읗 맥 비문 없는 것 교차로 적과의 동침 역마도 유전이라 최후의 심판 골목길 웃는 남자 복도의 울 상처 문 거짓말의 형식 1 - 세계지도 거짓말의 형식 2 - 거울 계단 2부. 계절의 감각 겨울의 감각 행복이 별건가 겨울 나무타래 12월 29일 불꽃 대설주의보 춘분의 풍경 낮잠 색 별스러운 봄 태초의 여름 여름의 오후 여름의 오류 어떤 울음 언덕의 질감 성장통 달빛 채집 비 제야의 종소리 그 해 여름 3부. 청춘의 새벽 어느 조용한 봄날 면접장 등산 바다 말이 말이야 말이 아니네 시계 수집 도망 사각 권태 한낮의 퍼레이드 편의점 창가 생활용품의 생활 뜸 도로의 눈 벽돌의 감옥 엄호와 암호 고속도로 위의 왈츠 이별 마음의 얼룩 상자 잠꼬대 착시 입술의 허물 흔들 이불 스물 둘 가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