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식, 왜 이리 우니?”
어미 아비 싸움에 놀라서 더욱 소리를 지르고 우는 학범이는 그저 어둔 구석에서 쿨쩍쿨쩍 응응 한다.
“못 그칠 테냐, 이 자식, 저리 가라, 왜 뒈지지 못하니?”
철호는 울음 나는 구석을 향하여 발길을 내었다. 발길에 채인 학범이는 또,
“애고고…….”
하면서 운다.
철호의 가슴은 뭉클하였다. 굶주린 처자를 멋없이 때린 것이 후회스러웠다. 전신의 피가 다 말라서 백골이 갈리는 소리 같은 학범이 소리는 더욱 들을 수 없다. 차라리 그 소리를 피하여 이꼴저꼴 보지 말고 어디라 없이 가거나 그렇지 않으면 여편네고 자식이고 어느 굶지 않을 데 보내고도 싶었다. 그러나 이것저것 다 할 수 없이 된 자기 신세를 생각하니 앞이 캄캄하였다. 그 자리에서 알 수 없는 커단 검은 그림자에 눌리는 듯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