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산이면 대개 십여 시간 만에 해산을 하게 된다는 것이 해산 기미가 있은 뒤로 거의 일 주야가 되도록 아무 소식이 없었다.
이러한 시간의 관념이 머리에 떠오를 때마다, 그는 아내와 자식을 한 상여에 떠메어내게 되지나 아니할까 하는 공포가 초조한 그때에 얼음물을 끼얹은 것같이 선뜻 놀라게 하였었다. 그렇게야 되지 않겠지 하고 스스로 위로하였다.
역시 그러한 공포는 차례차례로 그의 머릿속에 뜬구름처럼 지나갔었다.
“여보시오. 정 이럴 것 같으면 산과 의사를 좀 청할까요?”
하고, 영배는 산파더러 물어보기도 하였다. 이렇게 물어본 것은 뒤에 어떻게 될 것이며, 또는 자기 현재 호주머니 계산 같은 것은 물론 초월한 것이었다.
“의사가 오셔도 좋겠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 보세요. 이 해산이란 것은 어디까지든지 자연의 힘을 빌어야 됩니다. 인공으로 억지로 할 것이 아니에요…….”
산파는 이렇게 말하고 아내의 배를 만지기도 하고, 맥을 짚어보기도 하고, 눈뚜껑을 뒤집어보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