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보 영감이 우물을 파기 시작한 지 열흘 껜가 되던 날 새벽이었다. 영감은 논두렁에서 돌을 벤 채 깜박 잠이 들었던 모양이었다. 잠결에도 얼굴에 찬물을 끼얹는 것 같아서 벌떡 일어났더니 개구리란 놈이 앙가슴에서 훌쩍 뛰어내린다. 물기란 이 개구리란 놈의 오줌이었던 모양이다.
“에이, 망할 자식!”
칠보는 광목 적삼 자락으로 얼굴의 개구리 오줌을 씻고서 물꼬로 내려갔다. 시원치는 않으나마 물줄기는 여전히 퐁퐁퐁 웅덩이에 떨어지고 있었다.